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2019.06.09 08:35

성령강림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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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강림대축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성령강림 대축일을 맞아 교회는 <성령송가> 안에서 영이신 성령을 이렇게 찬송합니다. <오소서, 성령님, 주님의 빛, 가난한 이 아버지, 은총 주님, 마음의 빛, 가장 좋은 위로자, 영혼의 기쁜 손님, 행복의 빛, 사랑의 불>로 호칭하며 이 성령님께서 저희 마음을 가득 채우시고, 타오르게 하소서! 라고 간청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문을 모두 닫아걸고 두려움에 떨고 있는 제자들 가운데 나타나셔서 성령을 주십니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Jn20,22~23) 그런데 주님께서는 이 세상을 떠나시면서 왜 성령을 통해, 용서의 길을 제시하시는 것일까요? 다른 당부 말씀도 많으실 텐데.   사실 성령은 제자들뿐 아니라 교회 공동체를 탄생시키고 인도하시는 생명의 힘입니다. 그런데 제자들이 성령을 통해 새로운 삶의 여정을 걸을 수 있었던 이유는, 십자가에 달리신 주님으로부터 용서받음에 있었습니다. 주님의 용서로 우리는 하느님 아버지와 화해의 길로 들어설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성령을 통해, 우리는 서로를 용서해 주고 위로해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 용서가 공동체의 바탕이요 토대라는 사실입니다. 하느님의 용서를 전제로 하지 않을 때, 또 이를 망각할 때 우리는 하나의 공동체를 이룰 수 없고, 공동체를 형성하지 못할 때 우리의 선포는 개인적인 치적이나 영광으로 끝나버릴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사랑의 용서를 바탕으로 교회는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공동체에서 살다보면 어떤 이유에서인지 서로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이 두려움에서 연유된 것인지, 아니면 서로 받은 상처와 불편함, 열등감과 자존심, 견해 차이와 선입견, 피해 의식에서 연유된 것인지 모르지만, 마음의 문을 닫곤 합니다. 저 역시도 예전 벳남에서 함께 사는 필리핀 형제로 인해 내적 갈등을 겪을 때가 많았습니다. 달라도 너무(!) 달랐습니다. 공동체에 대한 의식이나 관점이 다른 것은 물론 삶의 습관이나 행동이 다르고 이 다름으로 인해 마음이 불편하고 힘들었습니다. 말이 통하지 않은 것 보다 더 힘든 것은 마음이 통하지 않을 때라고 느꼈습니다.

이런 상태는 하느님의 영이 세상을 창조하기 전의 상태, 혼돈이고 사막과도 같은 황량함이고 어두움의 심연과도 같습니다.(창세 1,2) 이 폐쇄된 마음의 문을 열수 있는 힘은 주님의 영으로부터만 나옵니다.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숨을 불어넣으면>이라는 표현은 하느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시면서 코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어 주시는 장면을 연상케 합니다. (창세 2,7참조) 화답송 후렴은 이 신비를 노래하고 있습니다. <주님, 당신 숨을 보내시어, 온 누리의 얼굴을 새롭게 하소서!!!>(시104,30) 그렇습니다. 성령은 새로운 삶을 살도록 해주는 생명의 기운입니다. 우리에게는 이런 성령의 힘이 필요한 것입니다. 성령은 우리를 용서와 화해를 통해 한 몸이 되게 합니다. 
 
성령은 우리 삶의 방향을 진리로 인도하십니다. 그래서 주님 뜻을 발견하고 그 뜻을 위해 우리 자신의 영적 내면을 올바르게 정리하도록 인도하시는 것입니다. 만일 누군가를 용서하기 위해 온 길을 되돌아가야 한다면, 그때까지 걸어온 길에 마음을 두지 말고 기꺼이 돌아가야 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생활을 정리하고 방향을 잡아야 합니다. 그 때에 평화가 새롭게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솟아오릅니다. 

 

성령은 용서와 화해의 은총을 통해, 주님과 우리 서로를 일치시켜 주십니다. 성령은 주님 사랑을 통해 폐쇄적인 우리 마음속에서 끝없이 솟아나오는 생명의 물과도 같기에 그렇습니다. 우리는 물이 오랫동안 고여 있거나 막혀 있으면 점차 썩어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성령이 주시는 생명의 물은 나를 통해 이웃을 향해 모든 피조물을 향해 흘러가야 합니다. 성령이 주시는 은총은 우리 모두를 위한, 공동선을 위해 사용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활동은 여러 가지지만 모든 사람 안에서 모든 활동을 일으키시는 분은 같은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께서 각 사람에게 공동선을 위하여 성령을 드러내 보여 주십니다.>(1코린 12,6-7)고 가르치시는 것입니다.

 

끝으로 <이냐시오 드 라타키에>총대주교님의 성령 기도문을 함께 바치면서 주님께서 저희에게 성령을 불어넣어 주시고 내려 보내 주심에 감사하고 찬양하며 성령강림 대축일을 지내도록 합시다.  
<성령이 아니시면 하느님께서는 너무 멀리 계시고, 그리스도께서는 과거의 인물일 뿐이며, 복음은 죽은 글자며 교회는 수많은 기관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권위는 지배로 변하고, 선교는 선전이 되며 전례는 깡마른 과거의 추억이 되고, 그리스도인의 행위는 노예의 윤리로 바뀐다.


그러나 성령 안에서는 온 세상이 부풀어 올라, 새 세상을 낳는 출산의 소리를 지르고,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여기 계시며, 복음은 생명의 힘이 되고 교회는 성삼의 친교가 된다. 권위는 자유를 낳는 봉사가 되고, 선교는 오순절 사건이 되며 전례는 과거를 되살리고, 미래를 끌어당겨 지금 여기에서 맛보게 하는 잔치가 되고 인간의 행위는 하느님의 활동이 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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