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축일은 2018년 2월 11일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루르드 성모 발현 160주년이 되는 날 제정 반포하셨습니다. 교황님께서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의무 기념일을 제정하신 까닭은 진정한 성모 신심과 교회의 母性을 강조하고 성장시키기 위한 사목적 결단이었습니다. <교회의 어머니>란 칭호는 이미 밀라노의 성 암브로시오 주교(338–397)께서 성모 마리아의 믿음과 사랑 그리고 그리스도를 잉태하고 출산하였다는 점, 그리스도와의 일치를 이유로 들어 그녀를 교회의 어머니요 원형으로 부르며 마리아를 곧 교회라고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았으며, 교황 바오로6세께서 바티칸 공의회 기간 중에 성모 마리아에게 공식적으로 헌정한 호칭이었습니다. 바티칸 공의회는 교회 헌장 <인류의 빛>을 반포하면서 마리아께 <교회의 어머니 Mater Ecclesiae>라는 호칭을 부여했습니다. 아울러 교황청은 1975년 성년을 맞아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신심 미사를 로마 미사 경본에 수록했었습니다.
교회에서 마리아에게 교회의 어머니라는 호칭으로 부르게 된 성경의 배경은 오늘 우리가 들은 요한복음 19, 26~27입니다. 십자가 위에서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밑에 서 계신 <어머니 마리아와 그 곁에 선 사랑하시는 제자(=사도 요한)를 보시고, 어머니에게 말씀하셨다.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이어서 그 제자에게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하고 말씀하셨다. 그때부터 그 제자가 그분을 자기 집에 모셨다.>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음을 맞이하시는 순간에 예수님께서는 사랑하는 제자를(=교회의 대표인 요한을) 마리아에게, 마리아를 사랑하는 제자에게 곧 교회에 맡긴 후 <다 이루어졌다.>(Jn19,30)고 토로하신 후 숨을 거두셨습니다. 이를 근거로 <성모님께서 당신 아드님의 사랑의 유언을 받아들이시고 교회의 자애로우신 어머니가 되셨다.>고 교회는 선언하고 고백하며,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로 지내고 있는 것입니다.
교회는 오늘 기념일을 성령 강림 대축일 다음 날에 지내는 이유는 바로 오늘 복음과 더불어 어머니 마리아께서 사도들과 함께 다락방에서 기도할 때 성령 강림으로 태어난 <교회의 어머니>로서 당신 사명을 이미 실천하셨던 것입니다.(사1,14~2,4참조) 바로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바로 이 성경을 근거로 성모님의 <영적 母性>이 드러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더욱 오늘 미사의 독서 창세기에서 <살아 있는 모든 것의 어머니>(창3,20)가 되신 새 하와의 모습이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오늘 미사의 감사송에서, 교회의 어머니이신 마리아께서는 <교회의 창설자 그리스도를 낳으시어 교회의 시작을 도우셨고, 십자가 곁에서 모든 사람을 당신 자녀로 받아들이셨으며, 사도들이 주님께서 약속하신 성령을 기다리고 있을 때 당신의 간구를 제자들의 기도에 결합시켜 기도하는 교회의 본보기가 되셨나이다. 주님께서 영광스럽게 오시는 그날까지 나그넷길을 걷는 교회를 어머니의 사랑으로 보살피시어, 천상 고향으로 들어가도록 자비로이 지켜 주시나이다.>고 기도합니다. 이로써 교회의 어머니이신 마리아를 찬양하며, 마리아를 선택하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