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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원 가브리엘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복음 사색

보이지 않는 사람들

by 후박나무 posted Aug 03,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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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전 양평 근처에서 산악자전거만 타며 한 주일 휴가를 지낸일을 쓴 적이 있다. 휴가도 끝나 고속버스에 자전거를 싣고 서울로 돌아오면서 느끼는 바가 많았다. 비록 한주일이란 짧은 기간이었지만 가히 인간적이라 할 수 있는 시속 20키로의 삶으로 살다가, 하루아침에 시속 100 키로의 세상으로 되돌아오는 일이 쉽지 않았다.

 

빨리 달리게 되면 먼저 시야가 좁아져 자연히 근시안이 되고 빠른 속도는 몸과 마음을 긴장시켜 근육을 수축하게 하여 몸이 유연성을 잃고 뻗뻗해진다, 송장처럼! 숨 가쁘게 다가오는 처리해야 할 여러 문제들은 그저 했다는 흔적만 남기는 게 목표가 되고 만다. 이런 식으로 음미할 사이도 없이 많은 것들을 스쳐 지나가게 하다보면 결국 자기 자신도 스쳐지나가는 수많은 것들 중 하나가 되어 자존감을 잃어버리고 만다. 겉으로 보기엔 대다수의 사람들이 성공적으로 적응한 것 같이 보여도 실상은 다른 것 같다. 무엇보다 큰 병원에 가보면 알 일이다.

 

이런 맥락에서 수도회의 주보성인이신 통고의 성모님을 생각해 본다. 이 사회가 정해놓은 삶의 속도에 맞추고자 허둥지둥 뛰어갈 때는 전혀 “보이지 않는 것들” 이 있다. 설사 보더라도 개인으로서는 좌절밖에 할 수 없게끔 거대한 시스템으로 육화되어 있으니 뒤나 힐끔힐끔 쳐다보며 가던 길 가는 수밖에 없다.

 

노숙자, 환경미화원, 노점상, 농민, 아파트 경비원, 영세 공장 노동자, 장애인, 대형마트의 판매촉진 임시직원, 거리에서 전단지를 나눠주는 사람들, 시설에 수용된 노인들, 새터민. 이들은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지만 국가와 사회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고단한 삶을 이어가는 우리의 이웃들이다. 이들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은 자기의 삶의 속도가 떨어졌음을 반증한다. 가브리엘 마르셀의 말을 빌리자면 “가난과 병고”를 겪는 중이거나, 이미 체험한 사람들이다. 십자가 아래 통고의 성모와 함께 서 있던 사람들 ‘고통을 겪고 병고를 아는 사람들’, 십자가 아래 서 있을 수 있는 사람들이 조직화 될 때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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