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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원 가브리엘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복음 사색

제 3의 길

by 후박나무 posted Sep 06,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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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녹음이 짙으나 전체적인 산색은 바랬다. 성급한 벚나무는 벌써 색을 바꾼 잎들이 꽤 된다. 비 그친 뒤 습한 우이령 길에는 하루살이만한 모기로 가득하다. 황진이의 시를 생각하며 계곡의 물소리를 듣는다.

 

靑山裏(청산리) 碧溪水(벽계수)야 수이 감을 자랑 마라

一到滄海(일도 창해)하면 돌아오기 어려오니

明月(명월)이 滿空山(만공산)하니 쉬어 간들 어떠리.

 

그물이 터지도록 많은 물고기를 잡은 베드로의 응답이 마음에 남는다. 아마 자신을 갑남을녀(甲男乙女)중의 하나로 여기며 살던 보통사람들이 놀라운 일을 경험하게 될 때 보이는 공통된 모습 일게다.

 

단테의 신곡중 지옥 편엔 특별한 부류의 사람들을 모아둔 곳이 있는데, 그들이 범한 유일한 죄는 삶에 대해 아예 기대를 하지 않았거나 기대하는 바가 너무 낮았다는 점이다. (There is a special circle in Dante’s Hell that is populated by souls whose only fault was that their aspirations were too Low. “) 그들은 과연 무한한 존재, 무한한 앎, 무한한 지복을 추구하지 않았다. 종교나 특별한 전통을 따르지 않고 저마다의 기준으로 성실하게 산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부족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휴스턴 스미스의 대답이다. Sat, Chit, Ananda

 

다행히 베드로와 그의 동료들은 예수님의 도전을 받아들여 새로운 항해를 시작한다. 사람의 조건을 잘 아시는 예수님은 그들의 옛 자아가 하루아침에 새사람이 되기를 기대하지 않으며 동시에 그들이 옛 전통을 답습케 하지도 않는다. 요즈음 말로 한다면 제 3의 길로 인도한다고나 할까!   "인생 뭐 있어?  먹는거지!" 하는 cartoon의 고양이 Garfield와 예언자의 고향사람들은 통하는게 있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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