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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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학년 추천 도서인 <겨자씨의 꿈>(조성자 지음)은 <농부 아저씨가 뜰 앞마당에 시금치씨, 나팔 꽃씨, 호박씨, 겨자씨를 뿌렸습니다.>로 시작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씨인 겨자씨는 다른 씨들에 비해서 자라는 것도 더디어서 함께 뿌려진 씨들과 참새로부터 놀림을 당하지만 큰 나무가 되리라는 꿈을 포기하지 않고 기다린 끝에 마침내 큰 나무가 됩니다. 큰 나무가 된 후에는 자신을 놀린 시금치며 나팔꽃과 호박들에게 잘난 척하지도 않고, 오히려 보살피고 참새의 보금자리가 되어 준다는 동화입니다. 1mm도 안 되는 그 작은 겨자씨는 새들이 머물 만큼 큰 나무로 자랄 것이라는 꿈을 꾸었기에 그 꿈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겨자씨가 뿌려진 땅 속은 차갑고 어둡지만 그런 환경을 탓하지 않고 그런 땅 속에서 꿈을 꾸기 시작했었습니다. 척박한 환경이나 다른 씨들 보다 작음을 탓하거나 불평하지도 않았고, 비록 남 보다 더디고 느렸지만 그 꿈을 포기하지 않고 살다보면 언제가 큰 나무로 자랄 것이라고 희망을 가졌던 것입니다. 겨자씨의 꿈은 기다림의 신비이며 성장의 신비를 말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사도들은 주님께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Lk17,5)라고 믿음을 청합니다. 어떤 이유에서, 어떤 믿음을 더하여 주라는 언급은 없지만, 사도들이 활동하면서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이런 제자들의 간청에 대한 예수님의 대답은 지금의 우리에겐 무척이나 생뚱맞은 대답처럼 들립니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돌무화과나무더러 뽑혀서 바다에 심겨라’ 하더라도, 그것이 너희에게 복종할 것이다.>(Lk17,6) 마르코 복음에서도 이와 비슷한 말씀이 있습니다. <“하느님을 믿어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이 산더러 ‘들려서 저 바다에 빠져라.’ 하면서 마음속으로 의심하지 않고 자기가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고 믿으면, 그대로 될 것이다.>(11,23) 이는 당대 유다인들의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고 표현하는 과장법입니다. 물론 예수님은 다른 기적을 많이 실행하셨지만, 예수님 역시도 이런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과거 교회 역사에서 어느 누구도 돌무화과나무를 바다에 심은 사람도 없었고, 산을 바다에 던진 사람도 없었습니다. 다만 이 표현은 제자들에게 믿음은 우리가 감히 생각하지도 못한 놀라운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치기 위한 예수님의 표현이었습니다.

 

결국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라는 제자들의 간청에 예수님께서 가르치고 싶었던 말씀의 방점, 말씀의 요지는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에 있습니다.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라고 청하는 제자들의 믿음은 어떤 신통력일지도 모릅니다. 남들 보다 다르고, 아주 탁월하고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신통력 말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런 제자들에게 <겨자씨의 꿈>을 갖도록 초대하고 있습니다.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은 세상에서 가장 작은 믿음의 상징이지만, 오히려 그 작은 믿음의 상징인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은 하늘나라를 이루는데 있어서는 결코 부족함이 없다는 것입니다. 당신을 믿고, 하느님을 믿는다면 그리고 자신(=제자들)이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확신이 있으면 생각하는 모든 것, 곧 <뽕나무가 뽑혀서 바다에 심어질 수도 있고, 산이 바다로 옮겨질 수도 있다.>고 가르치십니다. 이런 놀라운 역사(役事)는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지만 겨자씨 한 알만한 작은 믿음이 있다면 가능한 일이 될 수 있다고 제자들에게 확인시켜 주십니다. 핵심은 바로 예수님을 믿고,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 답이며 열쇠입니다.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고 하느님의 이름으로 하고자 한다면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일지라도 세상에서 불가능한 일은 없습니다. 이처럼 제자들의 하느님께 대한 믿음은 처음에는 세상의 어떤 씨앗보다도 작은 겨자씨와 같았습니다. 이와 더불어 처음 불림을 받았을 때 제자들은 세상에서 가장 보잘 것 없는 존재들이었지만 그들은 세상의 어느 누구도 감히 하지 못했던 놀라운 일을 이루었기에, 그들의 이름이 하늘에 기록되었습니다.(10,20) 이처럼 우리의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은 바로 하느님께서 하실 일의 지렛대와 같습니다. 그러기에 오늘 1독서 하바쿡은 <의인은 성실함으로 산다.>(2,3.4)고 말씀하시고 이를 사도 바오로는 <의로운 이는 믿음으로 살 것이다.>(로1,17)라고 새롭게 고백합니다.  

 

이런 성실한 믿음으로 살았던 분이 다름 아닌 사도 바오로입니다. 이방인이었고 교회를 박해하던 바오로였지만 다마스커스에서 예수님을 만나 회개하고 예수님을 믿기 시작하면서 <나에게 이롭던 것을, 나는 그리스도 때문에 모두 해로운 것으로 여기게 되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나의 주 그리스도 예수님을 아는 지식의 지고한 가치 때문에, 다른 모든 것을 해로운 것으로 여깁니다. 나는 그리스도 때문에 모든 것을 잃었지만 그것들을 쓰레기로 여깁니다. 내가 그리스도를 얻고 그분 안에 있으려는 것입니다.>(필2,7~9)라고 고백한 것처럼 그리스도를 알기 위해 한 알만한 겨자씨의 믿음을 바탕으로 부단히 노력한 결과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내 안에서 사시는 것입니다.>(갈2,20)라고 고백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기에 바오로는 2독서에서 <그대는 우리 주님을 위하여 증언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그분 때문에 수인이 된 나를 부끄러워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하느님의 힘에 의지하여 복음을 위한 고난에 동참하십시오.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주어지는 믿음과 사랑으로 나에게서 들은 건전한 말씀을 본보기로 삼으십시오.>(2디1,8.13)라고 권고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사도들이란 <하느님 나라를 위해 일하는 하느님의 종>(17,7참조)이라고 가르치십니다. 사도들은 기실 보잘것없는 종이었습니다. 바오로가 서간 첫머리에 항상 <예수님의 종 나 바오로가 이 편지를 씁니다.>(로1,1참조)라고 적었듯이 바오로만이 아니라 사도들 역시 자신들을 하느님의 종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종은 주인에게 매여 있는 몸으로 오직 주인이 하라는 일만 하는 사람입니다. 종은 온종일 주인을 위해서 일하는 사람입니다. 성모 마리아도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1,37)라고 하였습니다. 이처럼 <믿음과 종>이라는 두 단어는 사도들의 특성이며 주님을 따르고 주님의 삶을 살려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기본 자질입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사도들에게 <너희도 분부를 받은 대로 다 하고 나서,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하고 말하여라.>(17,10)고 당부하신 것입니다.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그 모든 일을 이루시는 분은 하느님이기에 우리는 다만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라고 말하는 하느님의 종임을 자각하고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성실히 수행하는 하느님의 참된 종, 일꾼이어야 합니다.   
  
토끼와 경주한 거북이 이야기에서 승리한 자는 얄팍한 꾀를 부린 토끼가 아니라 처음부터 토끼와 경쟁한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싸움을 한 거북이의 우직함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남과 다른 특별한 어떤 것을 청하기보다,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을 달라고 청합시다. 우리에겐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면 족하고 남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큰 믿음을 바라시는 것이 아니라 당신께 대한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으로 모든 일을 할 수 있기에 우리의 내어맡김을 반기십니다. 우리가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믿음으로 지렛대 삼아 하느님께서 일하시는 것이기에 성실히 일한 다음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고 주님께 고백하고 주님께 대한 믿음으로 살아가는 이 한 주간이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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