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2019.10.09 09:15

연중 제27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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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루가 복음은 기도의 교과서라고도 불립니다. 루가 복음에 기록된 예수님은 밤이 되면  홀로 외딴 곳에서 홀로 늘 아버지께 기도하셨으며, 이를 바탕으로 낮 동안 여러 고을을 다니시며 하느님의 뜻을 말씀으로 행동으로 드러내 보이셨습니다. 예수님의 삶의 이중적 운동은 바로 기도와 사랑이었습니다. 기도와 사랑은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의 끊임없이 하느님과 함께 하는 기도가 하느님 사랑의 들숨이었다면, 이웃에 대한 한결같은 사랑은 하느님 사랑의 날숨과 같습니다. 기도와 사랑은 예수님의 존재와 삶 자체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께서 어떤 곳에서 기도하고 계셨다.>(Lk11,1)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제자들의 눈에 늘 기도하신 스승의 모습에서 그들 또한 기도의 필요성을 느꼈고 또한 예전의 스승이었던 요한에게서 기도의 중요성을 들었기에, 예수님께서 기도를 마치시자 제자들 가운데 어떤 사람이, <주님, 요한이 자기 제자들에게 가르쳐 준 것처럼, 저희에게도 기도하는 것을 가르쳐 주십시오.>(11,1)라고 청합니다. 실제적으로 우리에게 기도를 가르칠 수 있는 유일한 분이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그래서 예수님에게서 참된 기도를 배울 수 있도록 예수님께 기도를 가르쳐 달라고 요청한 <그 어떤 사람>이 참으로 고맙게 생각됩니다. 그렇게 느끼시지 않나요. 좋은 질문, 필요한 질문을 던진 <그 어떤 사람>의 간절한 요구 때문에 우리는 예수님으로부터 하느님 아빠에게 드릴 수 있는 가장 완전하고 올바른 기도를 배울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에게 <기도하라.>고 말씀하셨지만,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하느님의 영광과 찬미 보다는 오히려 역경과 시련에 직면하여 기도하라고 하신 점이 특이합니다. ;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라.>(Mt5,44), <그 일(재난)이 겨울에 일어나지 않도록 기도하여라.>(Mr13,18),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기도하여라.>(Lk22,40) 그 까닭인즉 그런 때야말로 우리들은 자기 자녀들을 악에 희생시키고 싶지 않으신, 하늘에 계신 자비로운 아버지를 모시고 있다는 것을 진정으로 인식해야 하는 순간이기에 그렇습니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너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는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좋은 것을 얼마나 더 많이 주시겠느냐?>(Mt7,7~11) 이는 곧 예수님은 하느님 때문이 아니라 우리 때문에 기도하라고 촉구하고 계십니다. 우리는 우리 힘만으로는 악의 권세를 극복할 수 없기 때문에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 의지해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에게는 결코 아무것도 악한 결과를 낳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기도에 관해 가르치고자 한 핵심은 바로 우리가 빌 수 있고 또 빌어야 하는 것은 <하느님의 영>을 청하는 것이며, 이 영을 통해 우리는 하느님을 아빠라고, 예수님을 주님이라고 알고 사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다른 표현으로 우리가 빌 수 있고 또 빌어야 하는 것은 필경 오늘 복음에서 예수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 밖에 다른 기도는 없다는 사실입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 날마다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모든 이를 저희도 용서하오니, 저희의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루11, 2~4) 이 기도야말로 그리스도인에게는 유일한 기도이며 최종적인 기도입니다.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

 

오직 예수님만이 우리에게 기도하는 법을 가르칠 수 있습니다. 기도는 결코 나의 계획이나 활동이 아닙니다. 우리는 다만 인간의 내면의 성전에 내주하시고 역사하시는 성령으로부터 기도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며, 성령 체험을 기록한 그리스도교적 전통적인 기도를 통해서 배울 수 있습니다.또한 각 수도회의 영적 전통으로부터 우리는 기도에 관해서 배울 수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성인 성녀들의 기도 체험을 인간적인 언어로 표현한 서적이나 영적 유산을 전수받았고 이를 통해서 기도를 배울 수 있습니다. 또한 교회 공동체 안에서 함께 기도하면서 우리는 서로에게서 기도를 배울 수 있습니다. 모든 수도회는 기도의 학교입니다. 저희 수도회를 창립하신 십자가의 성 바오로께서는 <당신의 추종자들이 끊임없이 기도하기를 열망하셨고, 우리의 공동체들이 하느님을 깊이 체험하는 합당한 장소가 되며, 참으로 기도의 학교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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