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 남은 달력마저 무엇이 그리 바쁜지 하루하루 동이 트기 무섭게 저무는 것 같다. 낮이 짧아 더욱 그리 느껴지나 보다. 더 날이 가기전에 솔이도 만날 겸 어제 양양에 오다. 누구나 사는 동안에 한번 잊지 못할 사람을 만나고, 잊지못할 이별도 한다는데 그런 인연은 사람사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닌 것 같다.
오늘 아침 미사때 정영대 베드로 신부님의 강론을 잘 들었다. TV 나 you-tube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먹방’을 소재로 하느님을 이야기하다. 참고로 베드로 신부님은 계속교육기간에 요리학원에 다닐 정도로 요리에 관심이 많은 분이다.
베드로 신부님은 먼저 스스로 음식의 재료가 되는 야채를 채취하여 씻고 칼질하여 다듬고 갖은 양념을 더해 약한 불 센 불로 음식을 완성하는 전 과정에 참여하는것과 아무런 참여없이 잘 차려진 상을 받는것의 차이를 실감나게 묘사했다. 그 다음 스스로 하느님을 찾는 노력 없이 이미 짜여진 교회의 전례에 참가하는 것은 남이 차려놓은 상을 받는것과 같이 작년의 반복이 되기 쉬움을 역설했다. 우리의 대림절도 스스로 찾아 채취하고 씻고 조리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느님을 만나는 맛이 새롭고 남다를 것이다.
오늘도 해가 백두대간의 준령을 넘어가고 있다. 해질녘이 늘 그렇긴 하지만 초겨울의 일몰은 더욱 쓸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