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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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즈키 도시타라는 <당신의 소중한 꿈을 이루는 보물지도>에서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의 다음과 같은 표현을 인용하였습니다. <인생에는 두 가지 삶 밖에 없다. 한 가지는 기적 같은 건 없다고 믿는 삶. 또 한 가지는 모든 것이 기적이라고 믿는 삶. 내가 생각하는 인생은 후자이다.> 여러분은 기적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기적 같은 건 없다고 믿습니까? 아니면 모든 것이 다 기적이라고 믿습니까?> 물론 나병과 같은 질병에서 치유되는 것은 기적이겠죠. 하지만 신앙생활에 있어서 참된 기적은 어쩌면 예수님을 만남으로 해서 우리의 삶의 사고, 행동방식에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성서에 보면 그리고 성서 이후에 역사에 있어서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만났으며, 어떤 사람은 예수님을 만나고 구원자로 영접함으로써 인생이 뒤바뀐 사람도 많지만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은 사람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분명 예수님과의 만남이 우리 모두의 인생의 특이점이었으며, 예수님과의 만남 이후 우리 삶의 많은 것이 바뀌었고 바뀌어가고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적을 믿고 기적이 일어나기를 원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오늘 복음(5,12~16)의 나병 환자와 같은 절박한 심정과 겸손한 마음으로 예수님께 다가서서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5,12)라고 간청하도록 합시다. 그러면 분명 기적은 일어날 것입니다.

 

오늘 독서에서 사도 요한은 <세상을 이기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믿는 사람이 아닙니까?>(1Jn5,5)라고 우리에게 묻고 있습니다, 요한은 예수께서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믿음으로 세상을 이긴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세상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세상을 이긴다는 것이며, 세상을 힘으로써 이기는 것이 아니라 물과 피로써 이긴다는 것입니다. 물과 피로써 우리를 씻어 주시고, 물과 피로써 우리를 살려 주십니다. 요한은 이어서 이렇게 강조합니다. <이것을 증언하시는 분은 성령이십니다. 성령의 증언은 이렇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셨고, 그 생명이 당신 아드님에게 있다는 것입니다.>(1Jn5,11) 바로 오늘 복음의 나병 환자는 이를 믿었기에 예수님을 뵙자 땅에 엎드려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5,12)고 청하였던 것입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나병 환자 시인 한하운의 <파랑새>란 시가 있습니다. <나는 나는 죽어서 파랑새 되어, 푸른 하늘 푸른 들 날아다니며 푸른 노래 푸른 울음 울어 예으리. 나는 나는 죽어서 파랑새 되리.> 느끼셨겠지만 이 시는 나병으로 말미암아 세상으로부터 격리되어 소록도에 버려짐과 그로 인한 외로움과 서러움이 한껏 물씬 묻어나오는 시입니다. 시시각각 일그러진 얼굴을 보고 뒤틀려 가는 손과 다리를 보면서 자신도 자신을 받아들일 수 없지만,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할 사랑하는 사람들의 뜨거운 시선을 외면할 수밖에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남도의 외딴 섬 소록도로 숨어 들여야 했던 시인은, 죽어서라도 파랑새가 되어 푸른 하늘을 자유롭게 훨훨 날아오르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이 시는 단지 한 사람의 시라고 말할 수 없을 것 같으며, 이 시는 모든 나병환자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토로하는 희망의 기도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나병의 특징은 감각 기능이 퇴화되고 죽어가는 것입니다. 어느 순간 살점이 하나 둘 떨어져나가고 더욱더 흉측한 모습으로 변해 갑니다. 그런데 이렇게 변해가는 모습 보다 더 무서운 것은 영혼이 일그러지면서 자책과 실의에 차서 살아야 할 이유를 잃어버리고 치유될 수 없는 또 다른 병, 곧 절망이라는 병으로 말미암아 영혼이 병들어 가는 것이라고 봅니다. 성서의 가장 무서운 병은 나병이었던 까닭은 죄를 짓고도 무감각해져서 영혼이 서서히 병들어 가고 하느님의 모상성을 완전히 상실해 버려 <영원한 생명>을 잃어버리는 것이라고 느껴집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의 나병환자는 절망이 아닌 희망으로 예수님께 온전히 자신과 자신의 삶을 내어 맡깁니다. 물론 나병환자는 <저에게 이렇게 저렇게 해 주십시오.>라고 단서를 붙일 수도 있었지만, 오히려 역설적으로 주님께 모든 것을 의탁하고 주님의 뜻하신 대로 하시기를 내어맡깁니다.

 

그래서 그는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간청하였던 것입니다. 수많은 세월을 견디어서 이 순간을 맞았기에 자칫 지나치게 흥분하고 여러 가지 바램을 장황하게 늘어놓을 수도 있었겠지만 나병환자는 오히려 어미 품에 앉긴 어린아이처럼 평온하고 단순하게 모든 것을 주님의 자비에 내어 맡깁니다. 그런데 그 간결하고 간절한 마음을 주님은 받아들이시고 주님의 손길이 닿은 순간, 이 순간이 그에게 다가오리라고 상상할 수도 없었는데, 주님께서 손수 그의 몸을 만져 주심으로 지금껏 버려짐과 외로움으로 울던 모든 아픈 기억이 봄눈 녹듯이 사라지고 온 몸으로 느껴지는 이 황홀감에 한 없이 눈물만 흘렸지 않았을까 상상해 봅니다. 더 나아가서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5,13)고 주님께서 말씀해 주시니, 누구에게도 말하면 꿈이 사라질까봐 두려워서 발설조차 못했던 <나병에서 치유!!> 그런데 마침내 바라고 바라던 그 순간을 맞고 있으니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는 채 기쁨과 환희로 벅차올랐을 것입니다. 이렇게 주님은 그의 바램을 저버리지 않으셨으며 바람을 타고 들려오는 이 따뜻하면서도 생생한 말씀으로 <이루어 질 수 없는 꿈>이 이루어졌으니 무엇을 더 바랄 것이며 무엇을 더 원하겠습니까? 나병에서 치유된 그에게 지금 이 순간 이 곳이야 말로 천국이었습니다. 참으로 바라던 소망이 성취되었고, 그리고 <깨끗하게 되어라.>는 말씀을 듣는 순간 그는 이미 변화된, 치유된 자신의 몸을 자각하고 의식하기 시작하였을 것입니다. 꿈틀거리는 신경, 되살아 난 감각이 춤을 치고 요동을 치는 것을 만끽하면서 느껴지는 이 느낌을 뭐라고 표현할 수 있었을까요? 기적은 일어났습니다. 단지 몸이 치유된 것만이 아니라 자신도 이제 사람들 가운데 당당히 사람답게 살 수 있게 되었고, 관계 회복으로 말미암아 <지금 여기>에서 해방과 자유 그리고 구원을 체험하게 된 것입니다. 한 사람의 치유는 단지 한 사람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그 곳에 함께 있던 모든 사람들에게 천국을 체험하고 기적을 목격함으로써 그들 인생 또한 놀라운 변화가 있어났으리라 상상해 봅니다.

 

기적은 매순간 매일 일어납니다. 오늘 날 나병을 일컬어 한센씨병이라고 합니다. 그 까닭은 예수님처럼 나병 환자들을 손으로 만지고 그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려는 <게르하르트 한센>이라는 분도 역시 예수님의 사랑을 자신의 삶을 통해서 실천한 사람입니다. 그는 노르웨이 베르겐 의대 교수였습니다. 베르겐에는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의 <한센인 요양소>가 있다고 합니다. <한센>은 그곳에서 나병 연구에 평생을 바쳤으며, 마침내 나병으로 생기는 혹 안에서 <나병균>을 발견합니다. 그리하여 나병은 유전이 아니라 전염병임을 증명했던 것입니다. 이후 나병은 그의 이름을 따서 <한센병>이라 부르게 됩니다. 사랑은 이처럼 언제나 기적을 낳습니다. 오늘 우리도 나병환자는 아니더라도 영혼의 나병에 걸린 이들을 외면하지 않고 그들과 함께 머물면서 그들의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사랑의 기적>을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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