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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프를 치는 손이 떨린다. 한동안 적조(積阻)했다. 체력도 열정도 뒷받침이 되지 못한다. 그 사이 새해 1월도 다 갔다. 무얼하며 살고 있는지 모른채, 하루하루 잘도 가는 셈이다.

 

몇해전 돈암동 수도원에서 ‘호치민 평전’을 읽을 때 뇌리를 스쳤던 생각을 다시 해보다. 한국과 일본처럼 극동아시아로서 중국문화권에 속하던 월남도 관리를 선발하는 과거제도가 있었고 한때 호치민은 이 시험준비를 했었다. 호치민은 조국이 프랑스의 식민지가 되기 전에 유교의 경전인 4서 3경을 공부한 것이다. 유교를 국가의 통치이념으로 삼았기에 과거제도를 통하여 유교의 이데올로기를 내면화한 선비들을 선발하고 그들을 관리로 임용하여 나라를 다스리고자 했다. 바로 이 지점에서 가톨릭 교회와의 유사성에 생각이 미쳤던 것이다. 성서를 내면화한 성직자나 수도자를 양성하고 그들을 통해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려는 구조의 동일성에 ,,.

 

교외별전 불립문자(敎外別傳 不立文字)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 見性成佛)

 

사도 바오로의 말처럼 ‘문자는 죽이고 영은 살린다’ 고, 그리스도교측에서는 텍스트를 넘어서는 말씀의 중요성을 유교보다 더 강조한다. 마치 선불교의 경우처럼!

 

성서 특히 구약성서는 그들이 떠돌이로서 혹은 약소국가로서 살아내온 체험을 다수의 독특한 관점으로 해석한 문헌들의 합이다. 그들이 한 체험이 소수의 개인이나 한 민족의 자기중심적 시야를 벗어나 언제나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든지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 가치를 지니지 않았더라면, 성서라는 문헌은 오래전에 사막의 모래바람에 묻히고 말았을 것이다. 그들의 옛날 이야기속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능력은 텍스트의 연구와는 다른 방식으로 배양되어야 한다. 그 능력은 텍스트를 분해, 해체하는 능력이 아니라 통찰을 통한 통합을 지향하는 것일게다.

 

그런 능력이 없이는 그리스도교의 JPIC 운동도 '성수를 곁들인 사회사업' 이 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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