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日是好日

2020.02.26 13:23

'신천지'

조회 수 150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06년 총회를 위한 준비 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후 옥계와 서울 우이동을 오가며 준비위원들과 전체총회를 관통하는 key word를 선정했다. 예루살렘 바이블 버전으로, “Where there is no vision, the people get out of hand.” 공동번역이나 성경에서는 예언, 율법이라고 번역했지만, vision은 사실 그보다는 좀 더 원대하면서도 피부에 와 닿는, 구체적으로 살아갈 이유를 주는 사는 맛을 느끼게 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영화 “그랑 블루”에서 자끄 마욜은 잠수했을 때 제일 어려웠던 것은 다시 물 밖으로 나가야 할 이유를 찾는 것이라 했다. 불확실성과 불안이 팽배한 포스트모더니즘 시대를 사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비젼없이 침묵 속에 소리 없이 절망을 살고 있다고 한다.

 

  기성종교가 당대 사람들에게 살아야 할 대의나 의미, 사는 맛을 주지 못할 때 신흥종교가 창궐케 됨은 주지의 사실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나 신흥종교는 조건만 맞으면 폭발적으로 증식하여 숙주나 한 사회를 파괴한다. 코로나 바이러스 19의 출현과 더불어 그동안 우리 사회에 은밀히 급속도로 번져가던 “신천지” 라는 단체의 모습이 드러나게 되었다. ‘신천지’ 라는 사이비종교 조직은 겉으로는 당국의 검역에 충실히 협조하겠다면 서도 그들의 비밀스런 존재양식을 보존코자 비밀집회를 갖는 등, 당국의 최선을 다한 방역노력을 수포로 돌아가게 하여 코로나 바이러스를 창궐케 하고 있다. 지금은 맹위를 떨치며 사람들을 불안케 하고 있으나 이 코로나 바이러스 역시 지나 갈 것이다. 기성 기독교인들이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은 사이비 종교단체가 창궐할 수밖에 없는 소위 정통 기독교의 무기력, 무효용성이다. 기성 기독교에는 그것을 위해 살고 그것을 위해 죽을 수 있던 이슈가 이제는 그 효용가치를 다 한 것은 아닐까? 진정 예수의 제자들은 있다가해도 소수에 지나지 않고 대부분의 신자들이란 사람은 하늘을 향해 일족의 입신양명과 무병장수를 비는 기복신앙이 생활화되어 비젼같은 것은 바라지도 않을 수 있다.

 

  “신천지” 측이 어떻게 교묘히 기성 기독교인들을 세뇌시켜 빼내어 가는지에 놀랄 것이 아니라, 기존종교는 무엇보다 먼저 자신들이 잃어버린 비전이 무엇인지, 어떻게 찾아 회복시킬 것인지를 고뇌해야할 것 같다. 나 자신 폭풍노도와 같은 사춘기를 지내면서 종교문제로 극심한 고뇌 속에 진리를 찾고자 종교편력을 한 적이 있다.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하고 고교3년 여름 방학 때 파스칼의 팡세를 읽고 나서 이 갈등은 더욱 심화되었다. 혼자 생각도 많이 하였고, 책을 통한 연구도 부족하지 않았다. 심지어 “나도 죽는다.” 는 깨침 후에는 ‘여호와의 증인’ 에게 서도 배웠다. 당시 나를 담당하던 분은 삼선교 회중의 책임자인 무슨 ‘파이어니어’ 옜는데 1:1로 거의 4달을 배웠다. 교재는 ‘파수대’ 와 ‘깨어라’ 외에도 ‘영원한 생명으로 인도하는 진리’ 란 책자였다. 물론 ‘여호와의 증인“ 들의 소위 교육이란 것도 신천지와 같은 사이비종교집단의 가르침과 같이 어설픈 ‘세뇌교육’을 넘어설 수 없었다. 지금 뒤돌아보면 물론 하느님의 은총이 먼저지만, 그 하느님의 은총이란 토미즘의 가르침대로 ‘자연의 완성’ 이다. 다시 말해 “상식을 넘어서는 진리는 없다” 는 것이다. 여호와의 증인이 주장하는 것 중에 내가 전혀 동의할 수 없던 것은 자신들만 구원된다는 교리로서 하느님을 무슨 “좁쌀영감” 쯤으로 비하하는 것이었다.

 

  사춘기만 해도 미래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불안과 초조라는 감정의 기복이 장난이 아닌데 나는 종교적인 고뇌까지 함께 겪어나가야 했다. 이 모든 사단을 통해 배운 것은 무엇이었을까? 진리는 책을 통해서 배워지는 것이 아님을 체득했다 할 까?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나 자신도 쉴 곳 없네.

내 속엔 헛된 바램들로 한시도 편할 날 없네.

내 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이 스스로를 고달프게 하고

내 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시나무숲같네

 

  이런 상태로 혜화동 성당의 박귀훈 요한 신부님과 면담을 하게 되었다. 그때가 74년 4월 경이었다. 이듬해 9월 28일 영세를 받고.... 돌아보면 요한 신부님은 논리 정연한 증명으로 나를 설복시킨 것이 아니었다. 인자한 할아버지가 예뻐하는 손주를 대하듯, 그동안 진리를 찾아 편력해온 내 삶의 고단함을 이해하며 위로하셨다. 진리란 그런 것이다. 차가운 이성일변도의 물 샐틈 없는 논리일 수 없다. 나이가 들면 나도 박귀훈 신부님처럼 될 줄 알았는데 거리가 멀다. 요즈음 시대에 필요한 비전에는 바로 요한 신부님이 보여준 전인적인 인격도 포함되지 않겠는가?

 

 

  1. 능소능대(能小能大)

    Date2020.04.07 By후박나무 Views9
    Read More
  2. 처음처럼

    Date2020.04.05 By후박나무 Views40
    Read More
  3.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의 세계(the world after coronavirus)

    Date2020.04.02 By후박나무 Views47
    Read More
  4. 신비가-예언자(모세 시나이) 전승

    Date2020.03.29 By후박나무 Views68
    Read More
  5. Gaia

    Date2020.03.27 By후박나무 Views78
    Read More
  6. 뒤엎음upside down

    Date2020.03.20 By후박나무 Views96
    Read More
  7. 존 도미닠 크로산(John Dominic Crossan)

    Date2020.03.14 By후박나무 Views98
    Read More
  8.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Date2020.03.12 By후박나무 Views66
    Read More
  9. Ego

    Date2020.03.01 By후박나무 Views118
    Read More
  10. '신천지'

    Date2020.02.26 By후박나무 Views150
    Read More
  11. "바람처럼 가자"

    Date2020.02.22 By후박나무 Views131
    Read More
  12. 추도단수수갱류抽刀斷水水更流(尤韻)

    Date2020.02.15 By후박나무 Views111
    Read More
  13. 지구 온난화

    Date2020.02.04 By후박나무 Views154
    Read More
  14. 교외별전 불립문자(敎外別傳 不立文字)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 見性成佛)

    Date2020.01.28 By후박나무 Views333
    Read More
  15. 공현축일

    Date2020.01.05 By후박나무 Views205
    Read More
  16. 경자년 새 해 첫날!

    Date2020.01.01 By후박나무 Views196
    Read More
  17. 사는 일이 '막막' 할 때!

    Date2019.12.26 By후박나무 Views245
    Read More
  18. 노인네

    Date2019.12.25 By후박나무 Views200
    Read More
  19. '메시아의 탄생'

    Date2019.12.23 By후박나무 Views126
    Read More
  20. 머리카락

    Date2019.12.19 By후박나무 Views141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Nex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