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日是好日

2020.06.16 16:12

성체와 성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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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가 결혼식 날짜를 잡고 조카며느리가 될 글라라와 함께 인사차 왔다. 성녀 글라라는 프란치스코 성인과 같은 동네인 아씨시 출신으로 후에 글라라 수녀회를 설립했다. 조카는 프란치스코로 본명을 가불받고 관면혼배를 했다. 이탈리아어로는 Chiara(맑은, 명료한, 단호함이란 뜻이고).

 

“인생은 기껏해야 70, 근력이 좋아서야 80…….그나마 한숨과 눈물 속에 우리의 세월은 나는 듯이 가버리나이다. 주여 날 수 셀 줄 알기를 가르쳐 주시어 우리 마음이 지혜를 얻게 하소서.” 란 시편이 있는데 우리네 인생이 한숨과 눈물로만 얼룩지지는 않겠지^^ 눈물이 많겠지만 가끔씩 기쁨과 웃음으로도 얼룩지겠지! 인생만사(人生萬事) 새옹지마(塞翁之馬) 려니…….

 

누구의 삶이라도 다 파란만장하겠지만 2000 년 가까이 나라도 없이 다른 나라에 얹혀 눈치 보며 천덕꾸러기로 살아야 했던 유다인 들의 애환(哀歡)을 그린 작품들은 참 호소력이 있다.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도 그렇고, 러시아의 한 지방 AVTENAK 에 살던 유대인들의 삶을 그린 뮤지컬 영화 “The fiddler on the roof! 도…….

 

유대인들의 독특한 시간개념상 새 날은 날이 저물어 해가 서산을 온전히 너머 갔을 때 시작하므로, 아브테나카의 주민들은 해가지기 시작할 때 심지가 쌍으로 있는 초를 들고 모여든다. 여기 소개하는 2곡은 자녀를 고이 길러 출가시키는 부모의 심정을 노래한 것과 결혼계약을 완성하고 잔을 깨뜨리면서 시작하는 소위 피로연, Bottle dance 장면이다. 조카며느리가 될 글라라에게 천 마리 학은 못 접어주고 대신 소장하던 천 마리 학을 상감한 달 항아리를 결혼선물로 주다.

 

https://youtu.be/lRsciuPOWW4

 

https://youtu.be/yGBG8mCt59s

 

https://youtu.be/03rzUoyq9K0

 

 

 

성체, 성혈축일을 맞아 너무도 허망하게 스승을 잃고 두려움에 자기들 한 목숨 살고자 도망을 쳤던 제자들이 그 후 격을 수밖에 없었을 참담한 심정을 헤아려본다. 그들이 철석같이 믿고 따랐던 예수는 너무도 허망하게 맥없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고 그들은 그동안 가졌던 꿈만이 아니라 그들이 보았던 새 세상에 대한 희망도 모두 없는 듯이 살아야 했다. 그러나 예수와 함께 지내던 3년여의 시간은 그렇게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복음 중에서도 결론 부분에 해당되는 수난사화가 제일 먼저 완성된 이유다. 예수는 누구였기에 그렇게 처참한 최후를 맞이하여야 했으며, 그 이유와 의미는 무엇인가?

 

오랜 좌절과 방황속의 모색을 통해 제자들은 구약성서와 연관 지어 예수의 신원과 죽음의 의미를 파악하기 시작한다. 그것은 예수에게 부여되는 칭호와 관련이 깊다. 유월절에 희생 제물로 바쳐지는 양에 비견되어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 이라든가 ‘사람의 아들’과 대조되어 쓰이는 ‘하느님의 아들’이란 칭호가 자주 보인다. 공관복음에선 예수가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계시가 3번 나온다. 2번은 하늘에서 들려오는 소리로, 그리고 마지막 한 번은 전혀 그런 고백을 할 것 같지 않던 로마인 백인대장의 입에서 나온다. 하느님으로부터 전권을 받은 특사로 파견된 예수는 야훼의 고난 받는 넷째 종과 같은 미션을 완수한다. 특히 유월절 음식을 나누는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는 잔치의 희생양이 당신자신임을, 그리고 더 나아가 진심으로 자신을 바쳐 나누는 모든 이는 영원한 생명을 나누는 것임을 밝힌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죽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누릴 것이라는” 요한복음의 예수의 말씀은 추상화되기 쉽다. 현실체험에 바탕을 둔 구체성이 없게 되면 그야말로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가 되기 십상이다. 몇 일전 큰 누님과 형님이 수도원을 방문하셔서 함께 외식을 하러 갔다 들은 이야기는 성체와 성혈이 무엇인지 생생하게 구체적으로 가슴에 다가오게 했다. 몇 번 와봤던 식당에 들어가니 주인께서 저를 알아보셨다. 음식서빙을 하던 분이 무엇을 가지러 간 사이에 주인은 나에게 이런 말씀을 해 주셨다. 저 서빙 하는 분은 천주교 신자도 아닌 불자인데, 지난 2월부터 명상의 집에 일체 피정이 끊겼다는 소식을 듣고는 없는 살림에 기부금을 주었다고…….나는 그분의 기부금이 그분의 살과 피임을 직감했다. 기부라 해도 대부분이 많이 가진 것 중에 일부를 내는 것에 길들은 우리의 관점으로는 성체와 성혈축일의 진정한 의미를 망각하고 미신 같은 믿음을 경건하게 신주단주 모시듯 하는지 모른다. 과부의 렙톤 2닢이 성체와 성혈의 신비를 가르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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