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日是好日

2020.06.18 20:42

빈 수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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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을 마치고 광주 신학대학원을 다니기 시작한 것이 아마도 84년 이었을 것이다. 벌써부터 빛바랜 오랜 사진처럼 지난 일들이 중첩되어 기억은 번지고 합성되는 듯……. 화정동에 있던 피정센터와 수도원 부지를 매각하고 일곡동에 대규모 명상의 집과 수도원을 짓기로 결정하고 실행에 옮기던 때이다. 덕분에 대학원 1학년은 월곡동의 아파트에서 그리고 부제 반은 신학교 기숙사 신세를 졌었다.

 

감염병의 대유행으로 택배도 비대면 전달이라는 방식이 유행이다. 개중에 어떤 택배는 포장박스에 비해 내용물이 너무 적어 소리만 요란한 것이 있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말이 꼭 들어맞는…….기도할 때 중언부언하지 말라는 말씀도 같은 맥락의 말씀 같다. 특별히 더 간략하게 해야 하는 기도중 하나는 식사 전 기도일거다. 정성껏 준비한 음식이 다 식어빠지도록 길게 기도하는 것도 대죄일거다^^

 

84년 수련을 마치고 수도공동체에 합류하여 살기 시작했을 때는 노 수사님과 바오로 신부님, 나와 마티아 수사 이렇게 4명의 공동체로 시작하였던 것이, 이런 저런 연유로 나와 노수사만 남게 되다. 아직 무더위가 가시지 않았던 85년 여름시기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노 수사님이 작은 부탁을 하셨다. 당시 광주 명상의 집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 때였다. 그때까지 큰 사고 없이 무사히 공사를 진행할 수 있었음에 하느님과 공사관계자들과 인부들 모두에게 감사를 드리는 의미로 작은 잔치를 베푸려고 하는데 식전 기도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노 수사님은 특히 건전한 상식으로 가득찬 분이므로 간단히 할 것을 주문하셨다. 길게라면 몰라도 짧은 것은 내 전공 아닌가! 오늘 복음이 지난일중 하나를 상기시킨다. 노 수사님이 그립다. 둘만이 따로 떨어져 살았기에 가끔씩 스트레스가 쌓일 때는 노 수사님의 조국 캐나다와 비슷한 환경의 장성 편백나무 조림단지를 찾기도 하고 남해바다로 드라이브도 하면서 지혜롭게 지내던 기억이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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