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日是好日

2020.10.16 15:55

운수업(運輸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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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추위가 온다는 뉴스에 올 해 처음으로 관리 사도직을 맡은 수사님이 보일러를 조정했는데 시행착오가 있었는지 적정한 온도가 되지 않고 방이 사우나와 같이 되어 밤새 밸브를 잠겼다 열었다 하는등 소란을 피우느라 잠을 설쳤다. 하루를 살아봐도 이런저런 사유로 일일시호일이 되기가 어렵긴 하다. 바람이 부는 날엔 바람으로, 비오면 비에 젖어 살면 되는건데 우리의 입은 노냥 궁시렁 거린다. 그래서 침묵부터 가르치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설 때가 일일시호일을 배우기 시작하는 첫 날이 될 것이다.

 

가끔은 베를리너 필 하머니를 긴 시간 듣는다. 로마 유학시절 수도원과 학교, 도서관을 오가는 단조로운 생활 속에 활력소가 되었던 유일한 오락시간은 가끔씩 헤드폰을 쓰고 오랜 시간 음악을 듣는 일이었다. 당시 수도원에서 받는 용돈은 합해서 한 달에 십만리라였었다. 버스표가 1000 리라 정도. 미화로는 90 US 달러 정도된다. Deutse Grammaphone에서 나오는 클래식 카세트 하나에 18,000 리라였다. 한달에 1개씩 카세트를 사서 듣다보니 귀국할때쯤엔 그것도 한 짐이 되었다.

 

굳이 음악을 듣는 이유를 밝혀야 할 필요는 없지만 휴스턴 스미스가 예로 들은 이야기가 정곡을 찌르면서도 우리의 지평을 넓혀주기에 여기에 소개한다. 티벳의 라마승들이 고대로부터 전승되어온 그들의 chant를 유럽에 소개하게 되었다. 그 공연을 보며 전혀 그럴법하지 않은 사람이 그 공연에 열광하였다. 그는 유명한 롹그룹의 리더였다. 나중에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그렇게 열광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면서 그는 결론적으로 말했다. “우리는 결국 동업자(同業者)니까요, 운수업(運輸業)이라는!”

 

 

운수업이란 사람이나 재화(財貨)를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혹은 한 차원에서 다른 차원으로 옮기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이다. 진정한 예술이나 음악도 사람의 마음을 한 순간에 다른 곳으로 옮겨놓는다. 고양시켜 하늘에 닿게도 하고, 물론 반대도 가능하다!

 

오늘같이 비라도 올 듯 잔뜩 찌푸리기만 하고 비는 내리지 않아 몸이 천근일 때도 다른 곳으로 잠시 피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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