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日是好日

2020.11.01 17:44

모든 성인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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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모든 성인의 날 대축일 미사의 주례를 맡아 간신히 맺을 수 있었다. 어찌나 힘이 고 순간순간 깜빡하고 정신이 나가려는지…….식은땀이 흘렀다. 몸에 힘이 없으니 어떻게 앉아도 좌불안석! 그래도 대축일이라 강론을 짧게나마 하다.

 

일전에 종교인이나 진정한 예술가들은 운수업이라는 동일직종에 종사한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아직 고교에 입학치 않은 중간시기인 2월 중순경 어느 날 어스름이 깔리기 시작한 5시 무렵, 외할머니 댁을 지키며 혼자 있던 나는ㄴ 무료함을 달래서 서가에서 아무 책이나 뽑아 읽기 시작했다. 그것이 하필이면 성서였고 또 하필이면 마태오 복음의 산상설교였다. 나는 마태오 복음의 산상설교를 통해 예수를 만났고 창세기를 읽으며 창조주 하느님을 믿게 되어 그날 밤부터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다. 당시의 나의 신앙생활을 운수업에 대비시켜 보자면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같은 형국이었다. 하늘까지 올랐다가는 다음 순간 나락으로 떨어지고 그런 부침의 반복이었다. 후일 부활체험을 한 후에는 조금 더 완만한 경사면을 따르기는 했어도 롤러코스터적인 성향은 오래갔다.

 

이제 더 세월이 흘러보니 마태오 복음의 산상설교는 너무도 아름다웠기에 나를 매료시켰지만 동시에 그렇게 살 수 없었기에 고뇌의 원천이 된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건전한 상식은 신앙에 꼭 필요한 덕목이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은총은 자연의 완성” 이라 하지 않았던가.

 

현대음악인 메탈 롹 밴드의 리더가 티베트 라마승들의 전통적인 chant를 듣고 깊이 감동할 수 있었듯이, 삶에 대한 번쩍이는 통찰을 유행가 가사에서 만나게 된다.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라는 노래에는 “누구나 사는 동안에 한 번 잊지 못할 사람을 만나고, 잊지 못할 이별도 하지” 라는 절창이 있다. 코헨의 안뎀이라는 노래에서도 같은 지혜를 본다. 코헨은 우리 크리스천들이 자주 망각하는 것을 명확히 해준다. 즉 우리가 사는 세상은 낙원이 아니라 실낙원임을 새삼 의식케 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는 무엇하나를 완벽하게 하기가 참 어렵다. 그러기에 완전을 바라는 이는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 하며 살게 된다.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완숙하고 완전한 존재가 되기보다는 울퉁불퉁하고, 여러 군데에 금이 간 항아리가 되기 십상이다. 그러나 잊지 말자. 빛은 금이 있어야만 스며들 수 있음을. 그리고 그때 금을 통해 스며드는 빛은 선과 악을 엄혹히 가르는 빛이 아니라 모든 것을 수용하는 빛임을!

성인이 된다는 것, 그것은 스스로가 완벽함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스스로의 불완전함과, 볼품없음을, 그리도 약한 존재이기에 같은 신세인 이웃에 대한 한없는 연민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된 사람이다. 성서는 이런 인간형을 “야훼의 넷 째 종” 에서 노래한다.

이사야 53장

1 그러니 우리에게 들려주신 이 소식을 누가 곧이들으랴? 야훼께서 팔을 휘둘러 이루신 일을 누가 깨달으랴?

 

2 그는 메마른 땅에 뿌리를 박고 가까스로 돋아난 햇순이라고나 할까? 늠름한 풍채도, 멋진 모습도 그에게는 없었다. 눈길을 끌 만한 볼품도 없었다.

 

3 사람들에게 멸시를 당하고 퇴박을 맞았다. 그는 고통을 겪고 병고를 아는 사람, 사람들이 얼굴을 가리고 피해 갈 만큼 멸시만 당하였으므로 우리도 덩달아 그를 업신여겼다.

 

4 그런데 실상 그는 우리가 앓을 병을 앓아주었으며, 우리가 받을 고통을 겪어주었구나. 우리는 그가 천벌을 받은 줄로만 알았고 하느님께 매를 맞아 학대받는 줄로만 여겼다.

 

5 그를 찌른 것은 우리의 반역죄요, 그를 으스러뜨린 것은 우리의 악행이었다. 그 몸에 채찍을 맞음으로 우리를 성하게 해주었고 그 몸에 상처를 입음으로 우리의 병을 고쳐주었구나.

 

6 우리 모두 양처럼 길을 잃고 헤매며 제멋대로들 놀아났지만, 야훼께서 우리 모두의 죄악을 그에게 지우셨구나.

 

7 그는 온갖 굴욕을 받으면서도 입 한번 열지 않고 참았다.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어린 양처럼 가만히 서서 털을 깎이는 어미 양처럼 결코 입을 열지 않았다.

 

8 그가 억울한 재판을 받고 처형당하는데 그 신세를 걱정해 주는 자가 어디 있었느냐? 그렇다, 그는 인간 사회에서 끊기었다. 우리의 반역죄를 쓰고 사형을 당하였다.

 

9 폭행을 저지른 일도 없었고 입에 거짓을 담은 적도 없었지만 그는 죄인들과 함께 처형당하고, 불의한 자들과 함께 묻혔다.

 

10 야훼께서 그를 때리고 찌르신 것은 뜻이 있어 하신 일이었다. 그 뜻을 따라 그는 자기의 생명을 속죄의 제물로 내놓았다. 그리하여 그는 후손을 보며 오래오래 살리라. 그의 손에서 야훼의 뜻이 이루어지리라.

 

11 그 극심하던 고통이 말끔히 가시고 떠오르는 빛을 보리라. 나의 종은 많은 사람의 죄악을 스스로 짊어짐으로써 그들이 떳떳한 시민으로 살게 될 줄을 알고 마음 흐뭇해 하리라.

 

12 나는 그로 하여금 민중을 자기 백성으로 삼고 대중을 전리품처럼 차지하게 하리라. 이는 그가 자기 목숨을 내던져 죽었기 때문이다. 반역자의 하나처럼 그 속에 끼여 많은 사람의 죄를 짊어지고 그 반역자들을 용서해 달라고 기도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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