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비가 제법 내린다. 무덥던 여름을 보내고 가을을 재촉하는 비치고는 양이 많다. 어제 청호동 성당은 하느님이 몸소 하늘에서 성수를 쏟아 부어 축성식을 하신 셈이다.
이렇게 종일 비가 내리면 솔이 처지가 궁색해 보인다. 근사한 집이 있어도 들어가지를 않으니……. 자연과 사람들의 일상사뿐 아니라 양, 비둘기, 소, 나귀, 새등 동물의 생활도 유심히 보시던 예수님에게 낙타는 그 사이즈가 인상 깊었나보다.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걸 낙타가 바늘귀를 빠져나가는 것에 비유하시더니, 오늘은 죄의 경중을 하루살이와 낙타에 대비하신다.
사람들이 관행으로 쓰는 그물과 하늘의 그물은 그 촘촘함과 성김이 다른가보다. |
박태원 가브리엘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