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그친 부활절 아침, 현관문을 나서니 우이암 위로 먹구름 대신 밝은 구름이 흐르고 지난 이틀간 제법 많이 내린 봄비로 계곡의 물소리가 경쾌히 들려 분위기가 차분하다. 봄비에 씻긴 수목들이 싱그럽다.
어제로 클라이맥스를 지난 수난사화는 작금의 선거철 정치판의 메커니즘은 물론 사회 모든 계층의 군상들이 벌이는 현상의 본질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여실히 보여주는 듯하다. 그것은 나의 파킨슨 증상이나 좌골 신경통처럼 언제나 그러했고 또 세상 끝날 까지 우리와 함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삶에 상존하는 상수는 이것만은 아니다. 만일 우리들의 오관이 충분히 정화되어 있다면 우리는 반대급부도 함께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음에 인용할 우멘의 시가 그러하다. 수난사화가 벌어지고 있는 현실 한가운데서 구리 뱀을 직시할 수 있는 사람, 우멘이 지녔던 이 시야를 견지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이 바로 일일시호일을 사는 사람이며 부활을 사는 사람 일게다.
Ten thousand flowers in spring, the moon in autumn
by Wu Men (Hui-k’ai)
English version by Stephen Mitchell
Ten thousand flowers in spring, the moon in autumn,
a cool breeze in summer, snow in winter.
If your mind isn’t clouded by unnecessary things,
this is the best season of your 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