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日是好日

2021.05.24 20:56

Doer와 S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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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러하였듯이 부활절 기간도 향기를 잃은 라일락과 후박나무가 그러하듯 어영부영 껍데기만 닮은 모습으로 이리저리 휩쓸리다 성령강림대축일로 막을 내리고 연중시기로 접어들었다. 이 기간 동안 특별히 기억할만한 일은 어머니 기일에 광탄의 나자렛 묘원에 가서 땡볕에 미사를 드린 일 뿐이다.

 

부모님 묘소에서의 연미사중 마음에 의미 있게 떠오른 성서는 요한복음 20장 1-10 이었다. 빈 무덤을 처음 발견한 마리아 막달레나는 베드로와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다른 제자에게 가서 이 사실을 알린다. 베드로와 다른 형제는 빈 무덤으로 뛰어간다. 다른 제자가 먼저 빈 무덤에 다다랐으나 그는 먼저 빈 무덤으로 들어가지 않고 베드로를 기다렸다 그가 들어가고 난 뒤에야 비로소 따라 들어갔다.

 

복음의 이 대목은 남아메리카 원주민이 자신의 영혼을 기다린다는 이야기를 떠오르게 한다.

 

“한 유럽인 탐험가 남미 탐험을 하는 도중에 일어난 일이다. 험난한 열대우림을 통과하기 위해 인디언 두 명을 짐꾼으로 고용했다. 그들은 쉬지 않고 삼일 동안 열심히 걸었다.

 

거의 열대우림에서 벗어날 무렵 인디언들은 걸음을 멈추고 꼼짝도 하지 않았다. 탐험가는 인디언 짐꾼들이 돈 생각이 나서 그런가보다 생각하고 쾌심하지만 돈을 더 줄 테니 어서 가자고 재촉했다. 하지만 인디언들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있었다.

 

답답하고 화가 난 탐험가가 인디언 짐꾼에게 왜 일어나 가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인디언 짐꾼은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다. 열대우림을 통과하는 동안 뒤처진 사람이 있는가 하고 탐험가는 일행을 점검해 보았다. 모두 다 있었다. 일행이 다 여기 있는데 도대체 누구를 기다리는 것이냐고 재차 물었다.

 

인디언 짐꾼들은 자기의 영혼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다.

지난 삼일 동안 너무 정신없이 걸어오느라고 자기 영혼이 뒤에 처져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자신의 영혼이 따라오려면 적어도 하루는 이곳에서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

 

예수의 특별한 사랑을 받던 제자는 아마 사도요한을 가리키는 듯하다. 그가 쓴 요한 복음서를 상징하는 동물은 높이 날아 멀리 보는 독수리이다. 독수리처럼 높이 날아 멀리 볼 수 있던 그는 베드로보다 먼저 빈 무덤에 도착하지만(직관적으로 상황을 일찌감치 파악할 수 있었지만) 베드로를 기다린다. 사도요한이 Seer(예언자, 신비가) 라면 사도 베드로는 Doer(행위자, 실천가) 이다.

 

새가 좌우의 날개로 날듯이 사람도 비전과 실천, Orthodoxy 와 Orthopraxies 둘 다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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