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다, 오늘도! 소월에게 비는 언제 끝이 날지 보이지 않아 우울증을 유발하는 일제 강점기를 뜻했을 것 같다. 나도 그런면에선 소월의 비와 같은 가시를 지니고 있다. 가도가도 왕십리 비가오네 - 눈에 보이는 것은 희망이 아니라고 했던가!
그래도 삼년 가뭄은 견뎌도 석달 장마는 못 견딘다는 옛말뜻을 실감한다.
김 소월 왕십리
비가 온다
오누나
오는비는
올지라도 한닷새 왓으면죠치.
여드래 스무날엔
온다고 하고
초하로 朔望이면 간다고햇지.
가도가도 往十里 비가오네.
웬걸, 저새야
울냐거든
往十里건너가서 울어나다고,
비마자 나른해서 벌새가 운다.
天安에삼거리 실버들도
촉촉히저젓서 느러젓다데.
비가와도 한닷새 왓스면죠치.
구름도 山마루에 걸녀서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