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日是好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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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이었다. 사도라는 말의 뜻을 엄밀히 적용한다면 아마도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가 유일한 사도가 될 것이다. 예수가 십자가형을 받고 매달려 있을 때 베드로를 위시한 다른 제자들은 보이지 않았으나, 막달레나 성녀는 예수님이 운명할 때까지 십자가 아래에 머물었던 유일한 제자이다. 또한 부활한 예수를 처음 목격하고 전한분이기도 하다.

 

사도행전 1:21 에 사도라 불릴 수 있는 요건이 나온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 주 예수께서 우리와 함께 지내오시는 동안, 곧 요한이 세례를 주던 때부터 예수께서 우리 곁을 떠나 승천하신 날까지 줄곧 우리와 같이 있던 사람 중에서

22 하나를 뽑아 우리와 더불어 주 예수의 부활의 증인이 되게 해야 하겠습니다.

 

그녀의 움직임을 보면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아야 움직이는 남성과는 달리 외관상 모순으로 보여도 자신의 직관이나 믿음을 따르는 그녀 특유의 문법이 있음을 어렴풋이 이해하게 된다. 성서에 나타나는 그녀의 이야기를 거울삼아 도대체 성소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찾고 성취해 가는지를 비추어보고 싶다.

 

마리아 막달레나가 빈 무덤뿐만 아니라 부활한 예수를 처음으로 만나게 된 것 모두가 그녀가 애끓는 마음으로 예수를 찾았기 때문이다.

 

나름대로 길게 살아온 삶이기에 편의를 위해 몇 단락으로 나누어 보면 처음 예수를 만났던 중 3 말부터 고2 말까지를 초발심시 변정각(初發心時 便正覺) 시절이라 할 수 있겠다. 의상대사의 화엄경 법성게에 초발심시 변정각(初發心時 便正覺)이란 구절이 등장합니다. 이는 처음 발심한 원인(因)속에 깨달음의 결과(果)가 함장되어 있으므로 초발심이 곧 깨달음인 것입니다. 이렇게 대입시켜놓고 보면 산상설교의 맑음과 아름다움이 마음을 움직인 동인이고 결과는 창세기 1장 1절의 “태초에 하느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느니라. 는 말씀을 메마른 모래밭이 물을 빨아들이듯 온 몸으로 수용한 것이 결과일 것이다.

 

이미 이루었지만 그것은 추상적이고 철학적인 각성이었기에 현실에 부딪히며 하나하나 검증되고 상황에 맞는 의미를 체득해야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으니…….이미 구원 되었지만,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여러분의 구원을 위하여 힘쓰시오.(필립비 2:12)

 

헤르만 헷세는 인간 속을 흐르는 경향성을 2가지 상징으로 표현했다. Narziß는 이성과 지성을, Goldmund는 예술과 감정을! 그의 초창기 소설 Narziß und Goldmund는 이런 생각을 현실화한 시도이다. 이 둘이 한 인간 안에서 조화를 이루어 통합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통합의 길로 가는 여정이 길다. 그것이 구원받는 길이기도 하다. 나도 청춘의 방황을 이 프레임으로 이해한다.

 

중 3부터 시작한 나의 진리탐구는 결국 파스칼의 팡세를 통해 죽음과 허무라는 궁극적 무에 부딪히게 된다. 그리고는 한 단계 깊어진 방황속에서 이 모든 문제 허무와 무의미의 해결책은 사랑뿐임을 아마도 무의식적으로 깨달았던 것 같다. 동시성의 원리를 통해 내면 깊숙이 체험한 의미가 현실에서도 통용됨을 체험하며 스스로 찾은 발판에 굳게 서게 된다. 이사야 7:9 “네가 굳게 믿지 아니하면 굳건히 서지 못하리라”

 

사변으로 경험했던 그 모든 삶의 부조리와 모순, 불합리성과 허무, 그리움 등이 이것이 다 무엇인가 하는 물음은 결국 하느님을 알고 싶다는 원의로 나타났다. 이 모든 일의 원인이 하느님이라 불리는 분이기에 욥처럼 만나서 물어보고 싶었다. 박도세 신부님에게 당돌하게 물었던 질문은 이런 사연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서니 어렴풋이나마 보인다. 거울에 비추듯이…….나는 사랑이라고 일컫는 무엇을 아쉬워하고 찾고 있는 중이다, 아마도...Amado Mio!

 

춘망사春望詞 봄을 기다리며 / 설도薛濤(당唐770?~830)

 

其一

화개부동상花開不同賞 꽃 피어도 함께 즐길 수 없고

화락부동비花落不同悲 꽃이 져도 함께 슬퍼 못하네

욕문상사처欲問相思處 묻노니, 그대 어디 계신가

화개화락시花開花落時 꽃 피고 또 지는 이 시절에

 

其二

람초결동심攬草結同心 풀 뜯어 동심결로 매듭을 지어

장이유지음將以遺知音 그대에게 보내려 마음먹는데

춘수정단절春愁正斷絶 그리워 타는 마음 잦아질 즈음

춘조부애음春鳥復哀吟 봄새가 다시 와 애타게 우네

 

其三

풍화일장로風花日將老 바람에 꽃잎은 날로 시들고

가기유묘묘佳期猶渺渺 꽃다운 기약은 아득만 한데

불결동심인不結同心人 한마음 그대와 맺지 못하고

공결동심초空結同心草 공연히 동심초만 맺고 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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