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日是好日

2021.10.14 16:26

꽃피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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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0. 14

 

양양에 내려와 계속 수도원에만 칩거중이다. 내려온 목요일부터 어제까지 줄곧 흐리고 빗방울이 떨어지니 기저질병이 있는 사람에게는 무거운 짐이다.

 

막막한 날도 있어야 하리

 

참담한 날도 있어야 하리

 

끝내 꽃피는 날도 와야만 하리

 

그래 그렇게 새날은 온다

 

- 박노해

 

시인의 말처럼 오늘 그렇게 새날이 왔다.

캄캄한 새벽하늘에 별이 보이더니 여명의 노을이 고왔다.

어둠에 잠겼던 숲에 해가 솟아 오르며 그 빛을 방사하니 만물이 제 색깔과 모습을 도로 찾는다.

 

신 새벽 예전에 솔이와 함께 걷던길을 홀로 걸었다. 밤나무 숲을 지나 봄이면 복사꽃이 화사하게 피던 그 나무까지 걷고 발길을 돌렸다. 금방이라도 그 큰 머리를 흔들며 갑자기 숲에서 뛰어나와 나를 놀래키는 장난을 지치지도 않고 하던 솔이. 한번은 솔이가 벌집을 건드리고는 나에게로 뛰어와 본의아니게 벌떼를 나에게 인계해준적도 있다. 덕분에 시편의 한 구절을 실감나게 체험하기도 했었지... 벌떼처럼 이 몸을 에워쌋어도 나는 주님의 이름으로 부수었도다. 그때는 그때로서 완결된것이고 지금은 또 다른 삶의 자리에서 살아가야겠지. 그래 그렇게 오늘처럼 눈부신 새날은 온다. 이렇게 아침노을이 고운 날은 황혼도 아름다우려나!

 

해질녘 하늘빛, 내가 떠날때도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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