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이란 어느 정도 보는 이의 눈에 달렸다. 전혀 종교적이지 않은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로서는 일상에서 하느님이 일하고 계심을 흔히 보던 고대인들의 정신세계에 근접하기가 어렵다. 구약성서에서 주님의 천사, mal’ ak Jahweh(angel of the Lord) 란 말은 어떤 일이 이뤄지도록 주님의 중개자로 일하는 사람의 자연스런 현존을 뜻할 수 있다.
후대에 들어서면서 부분적으론 과장으로 부분적으론 단순한 오해로 이 인물들은 경이로운 발현이나 주님의 직접적인 개입으로 전환된 구석이 있다.
작년 이즈음 송이버섯이 날 때 대상포진에 걸려 고생 좀 했다. 처음 두통에 시달릴 때 양양의 의원에서 “임파선 염” 으로 오진하는 덕에 한 주일 더 고생한 셈이다. 다행히 아산강릉병원의 오 선생님을 만나 다시 진단하고 처방받아 완쾌될 수 있었다. 이럴 경우 고대의 신앙인들처럼 병을 치유한 의사를 주님의 천사로 여김이 이상한 것일까! |
박태원 가브리엘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