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게 힘이란 말도 있지만 또 아는 게 병이란 속담도 있다. 제각기 저의 상황과 짝지어지지 않으면 모순으로 들린다. 無爲自然과 盡人事待天命도 전자를 순리에 따라 행한다가 아니라 아무것도 안한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후자랑 모순된다.
성서에도 이와 비슷한 상황은 자주 연출된다. 에스델이나 마카베오의 처신은 “죽기 전에 살길 찾자”며 행동에 나서는 반면 다니엘이나 이사야의 처방은 사뭇 다르다. 이사야 30:15 그러므로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분, 주 야훼께서 말씀하신다. "마음을 돌려 진정하는 것이 구원받는 길이다. 고요히 믿고 의지하는 것이 힘을 얻는 길이다." 오늘 축일을 지내는 소화 테레사가 택한 ‘어린이의 길’도 같은 라인이다.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하란 말인가?
두 길이 다 저마다의 상황에서 할 바를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리는 盡人事待天命, 즉 無爲를 한 것이 아닐까! 확실히 어른으로 노심초사한 경험이 많아지면서 될 일과 안될 일을 좀 더 잘 구별하게 되고 포기도 빠르게 되어 어린이의 길을 가게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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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원 가브리엘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