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日是好日

2022.06.28 15:18

풋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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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에 다녀온 후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모르지만, 이승에서 해야 할 일이 있을 것 같다. 에베레스트가 해발7~8000 미터의 고산준봉이 밀집해 있는 고원에서 있음은 시사 하는 바가 적지 않다. 누구든 자신의 수준을 일정한 높이의 궤도에 정착시킬 수 있을 때 수작도 나오기 마련이다. 물론 일정한 높이의 궤도를 유지하는 능력은 고스톱으로 딴 것이 아니다.

 

자신의 역사를 대충 주마간산 격으로 들여다봐도, 결코 평범한 삶은 아니었다. 무척이나 종교적이었다 할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기성종교가 내세우는 범주에 쉽게 포획되지도, 그들의 이론체제에 만족할 수도 없던 ‘아득함’ 이 있었다.

 

작년에 황석영씨의 자서전격인 ‘수인’ 이라는 책을 선물 받았었다. 생각 같아서는 하루나 이틀이면 다 읽을 수 있겠지 싶었는데, 책을 들어도 한 두 페이지를 읽기가 힘들었고, 손에서 놓은 뒤에는 며칠씩 찾지도 않았다. 그런 모습으로 보아하건데 내가 진심으로 찾는 것은 그런류의 운동이라는 과정과는 인연이 없음을 알게 되었다.

 

토마스 하디의 ”귀향“을 생각해 본다. 생애 처음으로 천지가 개벽을 하는듯한 충격적인 사건을 겪은 하디는 그리도 큰일을 겪었기에 세상이 무너질 줄 알았는데, 세상은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무심코 너무도 잘 돌아감에 더 큰 충격을 받게 된다는 소설의 전환점 같은 장면이 나온다. 자신이 우주의 중심임을 믿어 의심치 않고 살던 사람들이 의사에게 젊은 나이에 ”암“ 이라는 선고라도 받은 면 십중팔구는 ”하필이면 왜 내가? “ 라는 반문을 하게 된다. 그런 것이 인연이 되어 우주의 중심이던 소아, 거짓자아가 대사일번(大死一番), 착각하고 설던 자아가 크게 한번 죽고 무아가 됨으로 비로소 있음만이 있는 차원으로 진입한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고로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

 

어제 비오고 습도도 높아 나 같은 환자에게는 무척이나 위험한 날씨였지만 모험을 하여 광화문 씨네큐브까지 혼자 가서 “나를 만나는 길” 이란 다큐를 보고 왔다. Mindfulness, 알아차림 혹은 지금 여기에 있기를 훈련함으로 순간이 영원임을 가르치던 틱 나트 한 이라는 베트남 승려가 프랑스에 세운 Plum village를 소개하는 영화였다. 비록 나는 어제 고생을 하며 영화를 보고 왔지만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고자 하는 마음은 전혀 없다. 모든 진정한 가르침이 다 그렇겠지만, 정량(定量)적으로 전해질 수 없는 것이기에 방법은 잡다할 수밖에 없다. 영화의 줄기로서 다큐를 끌고 나아가는 수도자란 사람들에게 나는 풋내가 보기에 민망했다. 루마니아의 바이올리니스트 실비아는 신인인 데뷔시절에도 그런 풋내는 나지 않았던 것 같다. 자신의 음악에 대한 자신감이랄까 베짱이랄까 그런 것이 보인다.

 

Silvia Marcovici, Eugene Ormandy & Philadelphia Orchestra - Tchaikovsky Violin Concerto

https://youtu.be/XQp4mmzzdzo

 

Silvia Marcovici,

https://youtu.be/oKc6jof_n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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