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복음 고유의 진복선언과 저주선언을 부자와 나자로의 비유라는 드라마로 생생하게 비주얼로 보여줬던 루카 복음사가는 이번엔 자캐오의 이야기로 ‘해님과 바람’ 이란 우화를 각색 하는 것 같다. 과연 복음사가중 가장 문학적소양이 뛰어나다고 할만하다.
‘칭찬은 고래도 자캐오도 춤추게 한다’. 예수님은 자캐오의 것이 아닌 그 무엇을 그에게 준게 아니다. 칭찬이란 없는 것을 만들어 내거나, 침소봉대하여 부풀리는 것이 아닐 터 그런 칭찬은 고래도 자캐오도 허심탄회하게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다. 예수님은 본래 그에게 있는 것, 그러나 본인이 모르거나 반신반의하여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을 자캐오에게 확인시켜 주셨을 것이다.
우리가 그럴 수밖에 없었던 자신을 이해하고 용서하여 화해하고 새 삶을 시작했던 때를 돌아보면, 오늘 복음의 자캐오처럼 나에게 먼저 건네진 말씀이 있었다. 어떤 말씀을 들었어도 그 뜻은 “자캐오야, 얼른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 일 것이다. “나보다 더 나에게 가까이 계신 하느님”, “나보다 더 나를 깊이 이해하시는 분”을 통해 우리는 자캐오처럼 자신을 받아들이고 이웃과 새로운 관계를 맺게 된다. |
박태원 가브리엘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