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는 로마 유학시절 부활절 방학동안 2주, 그리고 안식년 중 4개월가량 예루살렘에 머물며 성서공부를 할 기회가 있었다.
틱 나트 한은 성지순례의 유일한 덕목은 자기 집 앞마당이 성지임을 깨닫게 하는 것이라고 했지만, 신구약성서의 무대가 된 구체적인 지형, 지물과 기후를 몸소 겪음은 성서이해에 한 차원을 더해준다.
예수님은 “예언자가 예루살렘 아닌 어느 곳에서 죽겠는가” 하셨지만, 활동은 주로 가파르나움을 거점으로 갈릴레아에서 하셨다. 갈릴레아 호수를 제자들과 함께 오가며 백성들을 가르치고 병을 고치고 마귀를 쫒아내셨다.
다윗이 평정하기 전까지 이스라엘의 강력한 경쟁자이었던 해양민족 필리스티아인들과는 달리, 이스라엘은 물을 혼돈의 세력으로 여기며 두려워하였다. 천지창조 때도 ‘깊은 물위에 하느님의 영이 휘돌고 있었다’ 하며 창조를 혼돈과 무질서에 질서를 부여하는 것으로 묘사한다. 신약에서도 종종 갈릴레아 호수는 인간을 위협하는 혼돈의 세력으로 나타나며, 예수님은 세례때 비둘기가(하느님의 영) 하늘에서 내려오듯이 새로이 창조를 시작하신다. 혼돈과 무질서의 세력을 복속시키며 자유로이 호수를 오가시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