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 복음사가는 앞서 12살 난 아이로 회당장 딸을 살리는 이야기에 12년 동안 하혈 병으로 고생하던 부인의 치유이야기를 끼워 넣는 샌드위치 기법을 선보인바 있다. 이른바 햄버거의 패드, 알맹이는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이고 패드를 둘러싼 분위기는 회당장에게 이르시는 “믿기만 하여라” 라 할 수 있다. 요컨대 우주를 움직이는 거대한 힘은 인간에게 우호적인 사랑임을 천명한다.
오늘 복음은 유다교를 잎사귀만 무성하여 겉은 화려하나 열매라고는 하나도 맺지 못하는 무화과 나무에 비유하며 그런 종교는 뿌리째 말라버리리라는 이야기에 유다교를 상징하는 성전의 정화 이야기를 끼어 넣는다.
떼이야르 드 샤르댕 신부는 빵과 포도주 대신 이 대지를 제단으로 삼고 자신의 영혼을 성반과 성작으로 삼아 하느님께 세상에서 벌어지는 온갖 인간군상의 피와 땀과 눈물을 제물로 봉헌하였다 한다. 오늘 예수님이 정화하신 성전에서 바치던 희생제물은 이런 류는 아니었을 것 같다.
오늘날 우리가 드리는 미사성제의 제물에는 유다교가 그랬듯이 장사 혹은 영성산업의 그림자가 드리워지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의기쁨과 슬픔, 눈물과 고통을 예수님의 고난과 함께 드릴 때 하느님은 그것을 당신의 생명으로 변화시켜 돌려주시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