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까지 잠을 못잔 것에 비하면 오늘 컨디션은 괜찮은 편이다. 아침 성무일도때 목소리도 잘 나오고. 인생살이란 게 꼭 논리대로 전개되는 것은 아니다. 팥 심은데 콩이 날수도…….
복음서의 수난사화에 그리스 어 문법으로 ‘거룩한 수동태’ 라는게 있다. 예수님이 모리배들에게 수난을 당하지만 그 배후에는 하느님이 계신다는! 긴 말 짧게 해서 모사재인 성사재천(謀事在人 成事在天) 정도 되시겠다. 뭐니 뭐니 해도 결국 역사와 우주를 주관하시는 분은 하느님이시라는 믿음이다.
또 때가 되었는지 쇼가 한참이다. 쇼라 할까 비유라 할까, 이면의 밑그림을 보지 못하면 겉꾸밈에 깜빡 속기 쉽다. 누가 이기든 저희들끼리의 자리바꿈이지 하느님 나라와 그 백성들의 안녕과는 무관하다. “너희에게는 하늘나라의 신비를 아는 것이 허락되었지만, 저 사람들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다. 사실 가진 자는 더 받아 넉넉해지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쇼를 간파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이리저리 우왕좌왕하기 마련이다.
세상은 여태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하늘나라의 교육을 받은 사람은 현혹되지 않고 똑바로 보며 자신의 일을 하는 사람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