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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원 가브리엘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복음 사색

좁은 문

by 후박나무 posted Oct 26,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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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린토1서 13:11 내가 어렸을 때에는 어린이의 말을 하고 어린이의 생각을 하고 어린이의 판단을 했습니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서는 어렸을 때의 것들을 버렸습니다.

 

돌아보면 나에게 젊었던 날의 ‘좁은 문’은 그리스 로마신화에 나오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와 같았다. 프로크루스테스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악당이다. 케피소스 강가에 살던 프로쿠루스테스는 '늘리는 자'라는 뜻의 이름으로 그의 길을 지나가는 여행자들을 집으로 초대해 놓고 쇠로 만든 자신의 침대에 눕히고는 여행자의 키가 침대보다 작으면 여행자의 다리를 잡아당겨 침대에 맞추고, 침대 크기보다 크면 침대 크기에 맞도록 다리를 잘라 버렸다. 이렇게 획일적인 잣대로 나 자신과 타인을 못살게 굴었었다. 그러니 은총의 신앙생활을 한 게 아니라 잘해봐야 율법적인 바리사이일수밖에! 어쩌다 잘하면 성전에서 하늘을 쳐다보며 우월감에 빠졌던 바리사이 같아지던가, 다음엔 다시 나락으로 굴러 떨어져 좌절과 자기 환멸이라는 냉, 온탕을 오갔었다.

 

다행히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나를 알고 하느님을 알게 되어 사람이 얼마나 불쌍한 존재인지, 자신과 인간에 대해 연민을 가지면서 냉, 온탕을 오가던 윤리생활을 벗어나 신앙생활을 시작하였다. 기어 다니던 애벌레가 날아다니게 되었다고나 할까! 이제 내게 ‘좁은 문’은 나와 이웃을 그리고 박근혜를 불쌍히 여길 줄 아는 자비로운 마음이다. 죄를 미워하되 사람을 미워하지 않을 수 있는 밝은 눈이다.

 

추신: 삽존리 수도원으로 미사신청은 전화 033.673.0035 혹은 카톡으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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