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사랑이 무조건적 이라해서, 아무런 준비가 없어도 무조건적으로 그 사랑을 체득하는 것은 아니다.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르고 바람 또한 그러하듯, 무조건적인 하느님의 사랑이 흘러들기 위해서는 낮은 자세, 빈 공간이 필요하다.
그것을 인간의 언어로 표현한다면 간절함이 될 것이다. 그러한 환경, 간절함을 가능케 하는 것이 ‘가난과 병고의 체험’ 이고.
중풍병자의 가난과 병고는 그를 정화시켜 군더더기를 떨구고 있는 그대로의 자기를 회복케 한다. 그러한 그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예수의 용서를 통해 중풍병자는 다시금 살 힘을 갖는다. 그러므로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와 ‘일어나 걸어가라.’ 는 사실상 같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