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쉬고 움직이고 잠자며 밥을 먹는 일이 더 이상 일상이 아니라 힘든 노동이 될 때 이 시편은 누구나 드릴 수 있는 마음의 미사, 배경이 된다.
시편 83:4 참새도 집이 있고 제비도 새끼 두는 둥지가 있사와도
내게는 당신의 제단이 있나이다.
만군의 주시여 내 임금 내 하느님이여.
샤르댕 신부가 인류의 흔적을 찾아 중앙아시아의 평원을 찾았을 때 마침 제병과 포도주가 떨어진다. 그때 샤르댕은 우리가 서있는 이 땅이 바로 거룩한 제대임을 그리고 하루하루 살아가려 애쓰며 흘리는 피와 땀과 눈물로 얼룩진 일상이 바로 제대위에 바쳐지는 제물임을 깨닫는다. 하느님은 오병이어처럼 보잘것없는 우리의 제물을 받으시고 영원한 생명으로 변화시켜 돌려주시리라.
아시아의 대초원 안에 들어와 있지만
또다시 저는 빵도 포도주도 제단도 없이 이렇게 서서
그 모든 상징들을 뛰어넘어
장엄하게 펼쳐져 있는 하느님을 향해
저 자신을 들어 올리려 합니다.
당신의 사제로서, 저는 온 大地를 제단으로 삼고
그 위에 세상의 온갖 노동과 수고를 당신께 봉헌하겠습니다.
저쪽 지평선에서는
이제 막 솟아오른 태양이
동쪽 하늘 끝자락을 비추고 있습니다.
이 거대한 불이 찬란한 빛을 내며 떠오르면
그 아래 살아 있는 땅의 표면은
다시 한 번 잠에서 깨어나
몸을 떨며
또다시 그 두려운 노동을 시작합니다.
오 하느님
저는 새로운 노력이 이루어 낼 소출들을
저의 이 성반에 담겠습니다.
또 오늘 하루
이 땅이 맺을 열매의 즙을
이 성작에 담겠습니다.
(테이야르 드 샤르댕 - 세상위에서 드리는 미사 중에서)
주변에 아픈 분들이 점점 많아진다. 내 마음의 제대에 제물을 바칠 적에 통렌명상을 원용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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