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고난 받는 종의 넷째 노래

by 후박나무 posted Feb 09, 201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동계 올림픽 개막일인 오늘은 수도회 명칭 대축일이기도 하다.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 수도회” 이사야서 52장부터 시작하는 “고난 받는 종의 넷째 노래”는 예수고난의 이유와 목적 그리고 그 진행의 양상과 부대상황을 더 이상 생생하고 구체적일 수 없게 눈앞에 보여준다. 본문에 이러쿵저러쿵 덧붙이는 건 불필요한 사족이 될 것 같다.

 

고난 받는 종의 넷째 노래

 

52:13 "이제 나의 종은 할 일을 다 하였으니, 높이높이 솟아오르리라.

 

14 무리가 그를 보고 기막혀 했었지. 그의 몰골은 망가져 사람이라고 할 수가 없었고 인간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15 이제 만방은 그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고 제왕들조차 그 앞에서 입을 가리리라. 이런 일은 일찍이 눈으로 본 사람도 없고 귀로 들어본 사람도 없다."

 

53;1 그러니 우리에게 들려주신 이 소식을 누가 곧이들으랴? 야훼께서 팔을 휘둘러 이루신 일을 누가 깨달으랴?

 

2 그는 메마른 땅에 뿌리를 박고 가까스로 돋아난 햇순이라고나 할까? 늠름한 풍채도, 멋진 모습도 그에게는 없었다. 눈길을 끌 만한 볼품도 없었다.

 

3 사람들에게 멸시를 당하고 퇴박을 맞았다. 그는 고통을 겪고 병고를 아는 사람, 사람들이 얼굴을 가리고 피해 갈 만큼 멸시만 당하였으므로 우리도 덩달아 그를 업신여겼다.

 

4 그런데 실상 그는 우리가 앓을 병을 앓아주었으며, 우리가 받을 고통을 겪어주었구나. 우리는 그가 천벌을 받은 줄로만 알았고 하느님께 매를 맞아 학대받는 줄로만 여겼다.

 

5 그를 찌른 것은 우리의 반역죄요, 그를 으스러뜨린 것은 우리의 악행이었다. 그 몸에 채찍을 맞음으로 우리를 성하게 해주었고 그 몸에 상처를 입음으로 우리의 병을 고쳐주었구나.

 

6 우리 모두 양처럼 길을 잃고 헤매며 제멋대로들 놀아났지만, 야훼께서 우리 모두의 죄악을 그에게 지우셨구나.

 

7 그는 온갖 굴욕을 받으면서도 입 한번 열지 않고 참았다.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어린 양처럼 가만히 서서 털을 깎이는 어미 양처럼 결코 입을 열지 않았다.

 

8 그가 억울한 재판을 받고 처형당하는데 그 신세를 걱정해 주는 자가 어디 있었느냐? 그렇다, 그는 인간 사회에서 끊기었다. 우리의 반역죄를 쓰고 사형을 당하였다.

 

9 폭행을 저지른 일도 없었고 입에 거짓을 담은 적도 없었지만 그는 죄인들과 함께 처형당하고, 불의한 자들과 함께 묻혔다.

 

10 야훼께서 그를 때리고 찌르신 것은 뜻이 있어 하신 일이었다. 그 뜻을 따라 그는 자기의 생명을 속죄의 제물로 내놓았다. 그리하여 그는 후손을 보며 오래오래 살리라. 그의 손에서 야훼의 뜻이 이루어지리라.

 

11 그 극심하던 고통이 말끔히 가시고 떠오르는 빛을 보리라. 나의 종은 많은 사람의 죄악을 스스로 짊어짐으로써 그들이 떳떳한 시민으로 살게 될 줄을 알고 마음 흐뭇해하리라.

 

12 나는 그로 하여금 민중을 자기 백성으로 삼고 대중을 전리품처럼 차지하게 하리라. 이는 그가 자기 목숨을 내던져 죽었기 때문이다. 반역자의 하나처럼 그 속에 끼여 많은 사람의 죄를 짊어지고 그 반역자들을 용서해 달라고 기도했기 때문이다.

 

예수님 자신은 자신의 신원을 이사야서의 이 본문에 비추어 이해하고 계셨을까? 예수님의 자의식은 확실치 않지만 적어도 복음사가들에겐 분명했던 것 같다.


  1. 심야식당

    주변의 길냥이 들에게 밥을 주다보니 본의 아니게 “심야식당”을 차리게 되었다. 처음엔 볕이 잘 드는 양지바른 곳에 사료와 물을 놓았더니 길냥이외에도 손님들이 많고, 개들이 기웃거려 냥이 들에게도 안전하지 못하였다. 이 궁리 저 궁리 끝에 극성스런 까치...
    Date2018.03.10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29
    Read More
  2.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방에 안락의자를 들여 놓았다. 이젠 기운 없을 때마다 눕지 않아도 되겠다. 거금을 들여 공동체가 마련해주었다. 배려에 고맙다.   “신은 디테일에 있다”는 말에서 파생되었다는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Devil is in the details) 와 한나 아렌트가 “예루살렘...
    Date2018.03.09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54
    Read More
  3. 부서지고 낮추인 마음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 는 오늘 복음말씀과 짝지어진 독서는 다니엘서다.   사람을 정화시키는 불 한가운데서 기도하는 아자르야는 비로소 온전한 제물을 바칠 수 있게 된다. “부서진 영혼과 겸손해진 정신”을.   우리가 이런...
    Date2018.03.06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50
    Read More
  4.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나아만에게 요르단이 특별한 강이 된 것, 시돈 지방 사렙타의 과부에게만 엘리야가 구원이 된 것을 보면 과연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라 할 수 있겠다. 세상사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이 지어내는 것이라고. 그 마음의 계보는 아브라함의 믿음까지 올라간다. ...
    Date2018.03.05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29
    Read More
  5. 인드라망의 보석

    새벽 3시가 조금 너머부터서 빗소리가 들리더니 물오른 나뭇가지의 새움마다 영롱한 물방울이 보석처럼 맺혔다. 좋은 이야기란 인드라망의 보석처럼 부분이면서도 전체를 조망할 수 있게 하는 것이리라.   그런 물방울 몇 개가 반영하고 있는 세상을 들여다 보...
    Date2018.03.04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63
    Read More
  6. 종신 서원식

    어제는 언제 마지막으로 종신 서원식을 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한 가운데 양 우철(예수의 야고보) 형제의 종신 서원식을 우이동 명상의 집에서 했다. 박두진 시인은 ‘도봉에서’ 삶은 갈수록 외롭다고 했는데 당분간 수도회에서 하는 행사 또한 그럴 것 같아 두...
    Date2018.03.02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42
    Read More
  7. 예수 성명 기도

    “주 예수 그리스도님,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Date2018.03.01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24
    Read More
  8. 가상현실

    요즈음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들 속에서 나는 이런 현상들을 본다.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언어를 기피하고 마사지한 결과 현실에 존재하지도 않는 가상의 사람과 환경을 만들어놓고 애초 그가 질수도 없는 짐을 지우고, 못 진다고 비난을 퍼부으며 개선을...
    Date2018.02.25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59
    Read More
  9. 城春草木深

    올 겨울 처음으로 좀 무리하여 우이령 정상까지 다녀오다. 엊그제 내린 눈으로 곳곳이 빙판이지만 봄기운은 어쩔 수 없다.   당대를 태평성대라고도 또 나라가 망했다고도 할 수는 없으나, 어지럽다는 면에선 춘당춘색고금동(春塘春色古今同) 보다 두보의 국파...
    Date2018.02.24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39
    Read More
  10. 불쏘시개

    The Word is to be found neither in the text nor the reader, but in the relationship where the two meet. In this intimacy – of one-on-one or in a community of readers – timeless Word appears, bearing with it as well revelation for the day.   ...
    Date2018.02.22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33
    Read More
  11. 오병이어

      아직 새벽공기는 실없이 눈물을 흘리게 할 정도로 맵지만, 우이령 길엔 봄기운이 완연하다. 곧 연달래, 진달래가 수줍은 꽃망울을 맺을 듯 하다. 내가 서품 받았던 때가 이즈음 이었던가? 상본을 보니 우이동 명상의 집에서의 그 날이 떠오른다. 두메 꽃처럼...
    Date2018.02.21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34
    Read More
  12. 그리스도교 최고, 최후의 계시

    설 연휴도 지나고 다시금 일상이 시작되는 월요일이다. 오늘 복음을 일컬어 그리스도교 최고, 최후의 계시라고들 한다. 그러고 보면 평상심이 도라는 말이 참 기막힌 말이다. 한편 머리에서 가슴까지, 그리고 가슴에서 팔 다리까지의 거리가 아득함도 새삼 일...
    Date2018.02.19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33
    Read More
  13. 연민

      설 날 새벽 돌아가신 부모님에 대한 상념은 자신의 뿌리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진다. 고난회 외부지원자로 사회체험을 위해 장위동의 ‘마도로스’ 양말 공장에서 시작된 수도생활은 그 후 청주의 성심양로원으로 이어졌다.   주로 무의탁 노인들을 돌보던 성심...
    Date2018.02.16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51
    Read More
  14. 재의 수요일

    다시 ‘재의 수요일’ 이다. 재의 수요일 마다 반복하여 떠오르는 이미지는 장충동에서 가정교사로 살며 참석했던 예식이다. 왜 그럴까? 남의 집에서 가정교사로 살던 안팎의 환경이 퍽이나 을씨년스러웠고 그것이 재의 수요일의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져 궁즉통(...
    Date2018.02.14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47
    Read More
  15. ιχθύος (ichthuos, 잌씨오스, 물고기)

    평창 개막식을 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고와 염려의 열매일까? 고맙다.   교육의 기본은 부모형제와 함께 살며 같이 사는 것을 배우는것일진대, 삐뚤어진 교육열은 아이러니하게 기러기 부모를 양산하고 세상에 자기밖에 모르는 괴물들을 키워낸다. 기본...
    Date2018.02.11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36
    Read More
  16. 고난 받는 종의 넷째 노래

    동계 올림픽 개막일인 오늘은 수도회 명칭 대축일이기도 하다.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 수도회” 이사야서 52장부터 시작하는 “고난 받는 종의 넷째 노래”는 예수고난의 이유와 목적 그리고 그 진행의 양상과 부대상황을 더 이상 생생하고 구체적일 수 없게 눈앞...
    Date2018.02.09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47
    Read More
  17. 기억 - 역사

    오늘 해는 유난히 붉게 떠올랐다. 날이 풀려서 대기의 구성이 바뀌었는지! 연극무대위에 여러 가지 소품이 이미 자리 잡고 있지만, 스포트라이트가 비추기전엔 제 꼴과 색깔이 없는 그림자 같은 존재에 지나지 않은 것처럼, 하나도 잊지 않고 켜켜이 쌓인 우리...
    Date2018.02.08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338
    Read More
  18. 연민

    이번 추위는 강풍이 동반되어 더 춥다. 낮에도 영하 6도 밖에 오르지 않으니 길냥이들도 먹이 활동이 활발하지 않다. 그래도 그럭저럭 밥그릇을 비우니 고맙다.   오늘 복음에서 예전에 눈에 띄던 본문은 “그 옷자락 술에 그들이 손이라도 대게 해 주십사고 청...
    Date2018.02.05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70
    Read More
  19. 名醫

    초대받은 플루트 연주회에 갈 엄두도 못낼 정도로 컨디션이 나빠졌다. 한파가 계속되어서일까? 예술의 전당이라니! 왕복거리를 생각하면……. 고난 받는 야훼의 넷째 종의 노래처럼 이제 나도 “苦痛을 겪고 病苦를 아는 그 사람” 이 되었을까? 아님 그 사람이 되...
    Date2018.02.04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80
    Read More
  20. 왕위 계승사

    오늘 읽은 열왕기 상권의 1장과 2장은 생생하게 권력이 이동하는 전환기의 급박한 상황과 전광석화와 같은 결단과 행동으로 반대파를 숙청하는 기민한 기동을 보여준다. 성서 특히 구약성서는 유토피아만을 그리는 꿈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과연 과거에 있었던...
    Date2018.02.01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46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88 Next
/ 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