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땅이 녹으면서 지난 밤 비가 온 듯이 매일 아침 산책길이 촉촉하다. 오늘은 아랫 지방에 폭설소식도 있다. 그래 그런지 서울 하늘도 잔뜩 찌푸려 몸의 불편지수도 높다.
전에는 다니엘 예언서와 마카베오서가 표방하는 신앙관의 차이에 주목하였는데, 크게 보니 행동원칙은 동일함에 눈뜨게 된다. 전자가 “하느님께서 몸소 해 주시리라. 비록 하지 않으셔도 그것은 주님에게 달렸고, 결과는 좋으리라” 는 전적인 하느님 신뢰라면, 후자는 “죽기 전에 살 길 찾자” 며 행동에 나서지만 그 행동 또한 전적인 하느님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겉으로 드러난 양상만 보면 반대인 듯 하지만 뿌리는 동일하다.
국내 성지순례중 만났던 두 할머니가 떠오른다. 순례객들의 맨 뒤에서 미사참례를 하신 두 분은 극구 영성체를 마다하셨다. 나중에 말씀을 들어본즉 공심재를 안 지켰다고 하신다. 이런 말씀이 생각나지 않는가!
바로 그 때에 예수께서 성령을 받아 기쁨에 넘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하늘과 땅의 주님이신 아버지, 지혜롭다는 사람들과 똑똑하다는 사람들에게는 이 모든 것을 감추시고 오히려 철부지 어린이들에게 나타내 보이시니 감사합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이것이 아버지께서 원하신 뜻이었습니다.(루카 10: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