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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원 가브리엘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복음 사색

영세명

by 후박나무 posted Jun 29,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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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우들은 가톨릭 신자가 영세명으로 받는 성인과 본인 사이에는 모종의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딱 집어 말하기는 곤란하지만 특성이라든가 성격, 삶의 양식 등에 상관성이 있다고 믿는다. 중3때 산상설교를 통해 예수님을 만난 뒤 개신교의 여러 종파는 물론 여호와의 증인까지 알아보고 연구하던 나는 정작 자신의 영세 명에 대해서는 참 무지했다.

 

내가 우리 집안의 첫 영세자였던 관계로 가톨릭에 대해 낯선 것도 많았지만 홀로 신앙생활을 했기에 달리 물어보기도 곤란한 경우가 많았다. 교리공부도 끝나가며 영세 명을 정하게 되었는데, 담당 수녀님은 바오로라는 본명을 주셨다. 사도 바오로라는 분은 예수님과 3년이나 동거 동락한 사도들에 비해 사실 한 번도 예수를 뵙거나 직접 가르침을 받지도 않은 분이다. 그런데도 신약성서에는 바오로의 목소리만 들리는 것 같아 그를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 영세명은 본인과 유사점이 많다고 들었는데 전혀 그런 것 같지도 않았고……. 그 후 수녀님이 주신 영세명 바오로는 사도 바오로가 아니라 최초의 그리스도교 은수자였던 이집트인 바오로임을 알게 된 것은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였다. 생일이 1월 15일이라 그 날의 성인이 선택된 것이다. 은수자 바오로라면 바로 수긍이 간다. 후일 수련을 마치고 박도세 신부님의 권고에 따라 고난회 신학생들의 주보성인인 가브리엘을 수도명으로 받아, 폴 가브리엘이 되었다.

 

자왈, 지지자불여호지자, 호지자불여요지자(子曰,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 논어에 공자님이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하셨다. 자신의 본성과 어긋나거나 어울리지 않는 것을 좋아하고 즐길 수는 없을 것이다. 이집트 은수자였던 바오로처럼 번다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 기질과 하느님을 알고자 하던 욕구가 수도생활에 끌리게 하고 즐길 수 있기까지 한 요인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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