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박태원 가브리엘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복음 사색

하느님의 손가락(la bussola - 나침반))

by 후박나무 posted Jul 03, 201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갑자기 성령께서 독수리 날개에 태워 40여 년 전의 광주 화정동 피정센터로 데려갔던 것일까? 성. 토마스 사도축일 미사의 파견성가로 “내 한평생을…….(I have decided to follow Jesus, No turning back)” 부르던 중 불현듯 그렇게 37년 전 그 더웠던 여름날의 광주로 돌아갔다. 그때 나는 성소관심자로 예수고난회 성소 workshop 에 참석 중이었다. 워크숍동안 이 성가를 자주 불렀기에 자연스레 연상이 되어 깊이 Recollection 에 잠기게 되다. 7월 말부터 14박 15일의 긴 성소피정이었다. 용산에서 밤기차를 타고 비 내리는 새벽에 내린 송정리, 그리고 다시 화정동 피정센터…….그리고 워크숍 마지막 날, 나는 수도회를 수도회는 나를 서로 선택하였다. 예레미야가 “이 몸을 당신 것이라 불러주셨기에 한없이 기쁘고 희망에 찼던 시절, 첫사랑의 시절이라 했던” 마음이 십분 이해되던 시절이다.

 

워크숍 동안 박도세 신부가 담당하던 시간에 “하느님의 손가락” 에 대해 하셨던 말씀이 기억난다. “이제껏 길을 걸어오면서 혹시 이정표와도 같은 하느님의 손가락을 본 일이 있느냐고?” 박 신부님이 말씀하신 하느님의 손가락은 물론 토마스의 손가락과는 다른 것이다. 돌아보면 나름 길을 걸어오면서 하느님의 손가락을 보기는 했지만 가장 뚜렷한 징표는 워크숍에서 주어지지 않았나 한다.

 

장상시절 인도의 방갈로에서 회의를 마치고 마 신부님(Fr. McDonough)을 뵈러 남부의 코친에 간적이 있다. 간 김에 마드라스(첸나이)까지 들러 성. 토마스 기념성당도 방문하고. 토마스 성인과 관련된 복음본문을 아무리 뜯어봐도 토마스가 예수님의 못자국과 옆구리의 상처에 손가락을 넣었다는 이야기는 없는데도, 사람들은 그저 자신들의 첫인상을 읽어 오독을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내나보다. 마드라스의 성. 토마스 성당에 토마스의 손가락만을 모신 곳이 있는걸 보면……

 

토마스 사도는 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 듯 흐리멍덩하고 우유부단한 사람은 분명 아니었을 것이다. 이런 성격의 사람은 그 삶에서 변곡점이 뚜렷하다. 그 전과 뒤가 확연히 다른…….마치 하느님의 손가락을 뚜렷이 보기나 한 것처럼 방향전환이 확실하다!


  1. 주차위반

      그러잖아도 날이 더워 진이 빠지는 참인데 ‘억울한 소식’ 은 이 세상살이를 더 씁쓸하게 했다. 토마스 모아가 읊었듯이…….   우정이 끝나고, 화려한 사랑의 반지에 보석들 떨어져 나가고, 진정한 사랑 죽어 묻히고, 좋은 것 모두 사라져 버리면, 아! 이 쓸쓸...
    Date2018.07.29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48
    Read More
  2. 아! 이 쓸쓸한 세상에 누가 혼자 남아 살 것인가?

    어제 정의당 원내대표 노 회찬 의원이 아파트에서 투신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비보를 들었다. 하루 종일 착잡하고 씁쓸한 마음에 토마스 모어의 ‘T’is the last rose of summer’ 를 독백하다.   머잖아 나 또한 가리니, 우정이 끝나고, 화려한 사랑의 반...
    Date2018.07.24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435
    Read More
  3. 배신자와 전향자

    “아빠, 정치에서 말하는 배신자라는 게 어떤 사람이야?” “그건 있잖니, 우리 당을 버리고 다른 당으로 가는 사람을 말하는 거야.”   “그럼 그쪽 당을 버리고 우리 당으로 오는 사람은 뭐라고 하는데?” “그건 개전의 정이 있는 사람이라는 거야.”   비단 위의 ...
    Date2018.07.22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204
    Read More
  4. 바리사이와 헤로데 당원의 의기투합

      마태오와 루카가 기초한 마르코 복음을 기준으로 오늘 복음을 대조해 보자.   마르코 3:6 바리사이들은 나가서 곧바로 헤로데 당원들과 더불어 예수님을 어떻게 없앨까 모의를 하였다.   마태오 12: 14 바리사이들은 나가서 예수님을 어떻게 없앨까 모의를 ...
    Date2018.07.21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245
    Read More
  5. 바리사이

      오늘의 복음을 신문과 같이 읽어보니 바리사이들이 예수의 제자들을 비판했던 일이 무슨 짓인지 어떤 의도를 갖고 행한 것인지 자명해진다. 그들은 오늘도 똑같은 일을 반복한다. 그러니 바리사이들에 대한 예수의 질타는 오늘의 바리사이들에게도 꼭 들어맞...
    Date2018.07.20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15
    Read More
  6.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은 다 내게로 오라. 내가 편히 쉬게 하리라” 7월 8일자 복음사색에서 진정으로 쉬는 것을 다뤘다. ‘달마야 놀자’에서 밑 빠진 독에 물채우기와 그늘로 들어가 그림자로부터 해방되는 이야기를 통해서.   http://www.passionists.or...
    Date2018.07.19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15
    Read More
  7. Pink elephant in the room.

    오늘은 수도회 창립자 십자가의 성. 바오로 기념미사를 드렸다. 복음은 루카의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원로들과 수석사제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배척을 받고...”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자기 십자가를 지고....” 이었다.   20세기 최고 신학자중 하...
    Date2018.07.18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15
    Read More
  8. 일물일어설(一物一語說)

    이태준은 자신의 저서 <문장강화(講話)>에서 주장한 일물일어설(一物一語說)에 따라 소설을 썼다. 사실 최초의 일물일어론자는 플로베르다. <보바리부인>은 여기에 입각해 쓰인 리얼리즘 소설이다. 하나의 사물과 개념을 가리키는데는 오직 하나의 명사, 움직...
    Date2018.07.17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549
    Read More
  9. 성소수자 인권을 위한 국내 최대 행사인 서울 퀴어 퍼레이드가 14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퀴어 퍼레이드는 2000년 9월 서울 대학로에 50여 명이 모인 행사로 시작해 지난해 7월 서울광장에 주최 측 추산 5만 명(경찰 추산 9000명)이 집결한 대규모 ...
    Date2018.07.16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90
    Read More
  10. 하느님 체험

        시대나 문화에 따라 또 각 개인의 성정이나 처한 상황에 따라 하느님이랄까 초월 혹은 'r거룩함'을 만나는 양상은 참 다양하다. 그런 다양성을 인정하면서도 구약성서의 문서예언자 혹은 대예언자들의 소명사화를 보면 종교학자 미르치아 엘리아데가 “두렵...
    Date2018.07.14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589
    Read More
  11. ‘노심초사(勞心焦思) 와 무위(無爲)

    예비총회로 매달 첫 번째 금요일 하던 개방의 날이 두 번째 금요일인 오늘로 연기 되었다. 날자가 변경되고 날도 더워 참석자가 적을 줄 알았는데 보통 때와 다름없이 많이들 오셨다. 날이 더워지고 오른쪽 다리가 무거워져 그런지 아침에 우이령 오르는 길이 ...
    Date2018.07.13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44
    Read More
  12. Traditional irish blessing

    평화를 빌어주는 아이리쉬 블레싱!     Traditional irish blessing   May the road rise to meet you, May the wind be always at your back. May the sun shine warm upon your face, The rains fall soft upon your fields. And until we meet again, May G...
    Date2018.07.12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209
    Read More
  13. 한 겨울

    일 년에 사계가 있듯이 인생에도 4계가 있다. 나름대로 내심 인생의 가을 혹은 늦가을을 지나고 있으리라 간주하다 예상치 못했던 파킨슨 증후군이란 병이 드는 바람에 갑자기 삶의 모든 환경이 가을에서 한 겨울로 변하고 말았다. 그리 힘을 들이지 않고 일상...
    Date2018.07.11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35
    Read More
  14. 일엽지추(一葉知秋).

    새벽에 우이령을 오르다 때 이르게 색이 바래가는 이파리를 만나다. '나뭇잎 하나 떨어짐에 천하가 가을인 것을 안다'는 '일엽낙지천하추(一葉落知天下秋)'라는 말도 떠오르고. 일엽지추(一葉知秋).   흡사 남들보다 노화가 빨리 진행되는 병이 든 내 모습 같...
    Date2018.07.10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42
    Read More
  15. '달마야 놀자'

      인간이 처한 근본적인 상황을 석가모니는 dukkah로 파악했다. 둑카는 솜씨가 좋지 않은 목수가 어설프게 깍은 바퀴를 낀 수레처럼 뒤뚱거리며 불안정하게 가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석가모니는 인간이 처한 상황도 이와 비슷하여 삶은 늘 불안정하고 불완전...
    Date2018.07.08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217
    Read More
  16. Finalmente Tornato!

    한주일간 계속되던 예비총회 마지막 날이다. 점심때쯤 인도네시아의 총 참사위원 사비누스가 도착했다. 로마유학시절 내 방이 casa 24 였고 사비누스 신부의 방이 바로 옆 casa 25 였었다. 2006년 로마총회 관련 문건을 찾다가 오래된 메일에서 아직도 삭제되...
    Date2018.07.07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39
    Read More
  17. 김대건, 최양업 신부님!

    어제 송기호 신부와 염천기 신부가 서품 25주년을 맞아 조촐하게 은경축을 지냈다. 축하 미사중 송기호 신부는 양성기를 회상하며 잠깐 지난날의 양성지도자를 언급했다. 그러고 보니 송 신부와 염신부가 첫 서원을 한 후 종신서원을 할 때까지 나는 양성을 책...
    Date2018.07.05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210
    Read More
  18. 은경축

    예비총회 3일째 날이다. 오늘은 오전중 2회기만 하고 12시에 송기호 신부와 염천기 신부의 은경축 미사를 드리다. 일부러 오신 양가 가족들에게 민망할 정도로 간소한 축하식이었다. 미사와 점심식사!   마티아 수사와 나의 은경축은 2009년 관구장 재임 때였...
    Date2018.07.04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275
    Read More
  19. 하느님의 손가락(la bussola - 나침반))

      갑자기 성령께서 독수리 날개에 태워 40여 년 전의 광주 화정동 피정센터로 데려갔던 것일까? 성. 토마스 사도축일 미사의 파견성가로 “내 한평생을…….(I have decided to follow Jesus, No turning back)” 부르던 중 불현듯 그렇게 37년 전 그 더웠던 여름...
    Date2018.07.03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91
    Read More
  20. “용기와 열정”

    연일 내리는 장맛비로 온 산이 물에 잠긴 듯하다. 계곡마다 넘쳐나는 세찬 물소리를 들으며 숲에 내리는 빗속을 조금만 걸어도 洗心이 저절로 되는듯하다. 한국에선 어지러운 세상을 피해 마음을 맑게 한다는 피세정념(避世淨念)을 줄여 피정이라 하는데 일본...
    Date2018.07.02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58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97 Next
/ 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