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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원 가브리엘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복음 사색

아! 이 쓸쓸한 세상에 누가 혼자 남아 살 것인가?

by 후박나무 posted Jul 2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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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정의당 원내대표 노 회찬 의원이 아파트에서 투신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비보를 들었다. 하루 종일 착잡하고 씁쓸한 마음에 토마스 모어의 ‘T’is the last rose of summer’ 를 독백하다.

 

머잖아 나 또한 가리니,

우정이 끝나고,

화려한 사랑의 반지에

보석들 떨어져 나가고,

진정한 사랑 죽어 묻히고,

좋은 것 모두 사라져 버리면,

아! 이 쓸쓸한 세상에 누가

혼자 남아 살 것인가?

 

노회찬 의원은 살아생전 Leonard Cohen 의 “Anthem”을 들었을까? 아마 안 들었을 것 같다. 세상 모든 것에는 금이 있기 마련인데.....

 

“완벽한 제물을 바칠 생각일랑 버려라”:그런 것은 장애가 될 뿐이므로 몰아내야 할 생각이다. 우리는 자주 자신이 에덴동산에서 추방당했다는 우리 문화의 기본이 되는 신화도 잊고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에덴에서 추방당한 우리 상황을 완벽하게 해결하는 것 따위는 있을 수 없다. 우리가 있는 이곳은 일이나 결혼 그리고 나라나 가정, 하느님에 대한 사랑까지 완벽하게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세상 모든 것에는 결함이 있다. 더욱이 우리가 만드는 모든 것, 물질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어떤 종류의 구조물이라해도 거기에는 금이 가 있다. 그러나 빛은 바로 그 금을 통해 들어온다, 그리고 바로 그곳에 부활이 있고, 돌아옴이 있고 회개가 있다. 그것은 망가지고 해체된 현실을 직시하고 수용함으로 가능해진다. “

 

“세상 모든 것에는 금이 있고, 빛은 그 금을 통해 비로소 스며든다” 는 코헨의 삶에 대한 통찰을 노회찬 의원이 나누었더라면....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 “죄가 많은 곳에 은총도 많다” 는 말은 너무 나간 말로 들릴까?

 

https://youtu.be/mDTph7mer3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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