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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원 가브리엘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복음 사색

매미 허물

by 후박나무 posted Aug 16,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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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울어

텅 비어 버렸는가

이 매미 허물은

 

여름의 끝 / 바쇼

 

우이령의 흙길 위에도 수도원 2층의 베란다에도 심심찮게 제 할 일을 다 한 매미의 시신이 보인다. 과연 여름의 끝이다. 한번은 산청 프란치스코 수도원에서 산책을 하다, 날아가던 새가 생명을 다 소진했는지 툭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사람의 생명도 이 매미처럼, 그 새처럼 그렇게 완전연소하고 꺼졌으면... 불길은 보이지않고 연기만 매케하게 뿜으며 민폐만 끼치다가 갈까 걱정! 하지만 흰머리 하나 검게 못하는 주제이니 맡기는 수 밖에.

 

모든 것이 하나가 되어 그저 있는 상태, 무엇이든 다 알 것 같고 이해가 되는 자리, 자신의 존재가치를 구태여 증명하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자리, 존재의 근거, 처녀지 등 하나의 현존양식에 대한 묘사는 다양하다. 이 곳에서야 비로소 자기든 타인이든 일흔일곱번의 용서가 가능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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