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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원 가브리엘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복음 사색

새로온 길냥이

by 후박나무 posted Nov 0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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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터 추적추적 가을비가 내린다. 가을비에 젖은 북한산은 만산홍엽(滿山紅葉) 이다. 비가 오니 몸이 무겁고 힘이 들어 우이령을 평소의 반만 오르다.

 

엊그제 우리 집에 새 식구가 오다. 생후 2개월이 조금 지난 것 같은 새끼 고양이다. 바둑이처럼 흰털과 검은 털 코트를 입은 녀석인데 얼굴은 배트맨처럼 검은 털로 마스크를 쓴 것 같다. 사람 손을 타다가 버림받았는지, 다른 길냥이들처럼 사람을 피하거나 경계하지 않고 잘 따른다. 길냥이로 살아가는 법을 차츰 배우게 되리라 믿는 수밖에 없다. 눈 가장자리와 귀는 검은털, 입주변에서 목까진 흰털인 이 녀석을 ‘아미’ 라 이름지었다. 다행히 대장 길냥이가 해코지를 하지 않고 보아주는 모양이다. 아직 천방지축인데…….

 

그리스도교의 인간관과 세계관을 신화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담과 이브의 설화일진대, 인간은 약해서 유혹에 잘 넘어가고 이 세상은 낙원이 아니라 실낙원이다. 창세기 8:21 야훼께서 그 향긋한 냄새를 맡으시고 속으로 다짐하셨다. "사람은 어려서부터 악한 마음을 품게 마련, 다시는 사람 때문에 땅을 저주하지 않으리라. 다시는 전처럼 모든 짐승을 없애버리지 않으리라.

 

인간이 이렇게 약한 존재라면 과연 회개할 필요가 없는 의인이 있을 수 있을까? 성인들의 전기를 보아도 그들이 성성(聖性)에 다가갈수록 더욱 자신의 부당함을 뼈저리게 느끼지 않는가? 다만 이때의 죄의식은 사람을 땅으로 끌어내리는 게 아니라, 인간조건 전반에 대한 이해를 통해 다른 사람들을 수용하고 용서, 화해를 가능케 하는 생산적인 죄의식이다.

 

따라서 예수님의 “회개할 필요가 없는 의인 아흔아홉보다, 회개하는 죄인하나를…….” 이란 언명은 의인으로 자처하는 바리사이들에 대한 따끔한 질책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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