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박태원 가브리엘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복음 사색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 과 인고(忍苦)의 나날이 둘이 아닐 것 같다.

by 후박나무 posted Jan 25, 201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어쩐 일인지 기운이 무척 달린다. 컴앞에 앉기도, 파편처럼 흩어진 생각들을 모을 마음의 힘도 없다. 이럴 때는 또 이리 살아내야겠지!

 

“오감을 동원해 온몸으로 그 순간을 맛본다. 여름에는 찌는 더위를 겨울에는 살을 에는 추위를, 매일이 좋은 날이란 그런 뜻이런가”

 

38년 전 1월 어느 날 광주 화정동 수도원에서 수련을 시작하는 착복식을 했다. 응답송으로 “주님을 부르던 날, 당신은 내게 응답 하셨나이다” 를 3이서 불렀다. 김 정진 마티아가 1절을 그 해 부활절을 지내고 수도원을 떠난 김 종운 안드레아가 2절을 그리고 3절은 내가…….

 

문득 초대송이 떠오른다.

“사십년 동안 그 세대에 싫증이 나버려 나는 말하였노라.

마음이 헷갈린 백성이로다 내 도를 깨치지 못하였도다.

이에 분이 치밀어 맹세코 말하였노라

이들은 내 안식에 들지 못하리라.“

 

40년의 말미...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내 후년이면!

 

야훼 하느님은 예레미야에게 물었다. “무엇이 보이느냐?” 사람은 마음에 있는 것이 보이기 마련이다. 그의 보물이 하느님과 일치한다면 그의 관점은 하느님과 같을 것이고, 아니면…….

 

지난 38년 동안 나는 무엇을 보며 살았을까? 아니면 무엇을 보려고 살았을까? 왠지 하느님의 안식인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 과 인고(忍苦)의 나날이 둘이 아닐 것 같다.

 


  1. 『처음처럼』

    오늘 영원한 생명을 구하는 청년과 예수님을 대하니 죽음을 깨닫고 인생의 허무를 뼈저리게 느껴 허무 속에 허우적대던 내 젊은 날의 초상이 그려진다.   중학교3 학년 때 처음으로 마태오 복음 5장 산상설교에서 예수를 만났을 때 처음으로 대학교 1학년 때 ...
    Date2019.03.04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72
    Read More
  2. Ego

    마르코 복음을 셋으로 나눌 때 1부는 예수의 초창기 소명과 병자를 고치고 가르치던 갈릴레아에서의 활약상을 소개하며, 사람들의 부응이 커질수록 기존의 종교 세력과 기득권 세력과의 충돌이 격화됨을 알린다.   유명한 제자교육 부분은 셋 중 가운데 토막으...
    Date2019.02.26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51
    Read More
  3. 좌선(坐禪) 과 동선(動禪)

    오늘 오랜만에 길게 앉았다. 긴 시간 미동도 없이 앉으면 마비가 더 심해져서 좌선(坐禪)은 지양하고 동선(動禪)을 한다고는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오랜만에 길게 앉으니 부서져 산지사방으로 흐트러졌던 몸의 조각들이 재정비되어 제자리를 찾아 드는 것 같다...
    Date2019.02.25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18
    Read More
  4. 읽기와 쓰기

      주일날은 아침 일찍 직원들을 출근시켜야하기에 우이령에는 못 오르고 운전을 하다. 피정자들이 3팀이나 있어 주차장이 몹시 혼잡하다. 대부분의 차는 가지런하게 주차했으나 꼭 자기 편한 것만 보이는 환자들 덕에 새벽부터 차를 빼느라 애 좀 먹었다. 주차...
    Date2019.02.24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212
    Read More
  5. 잊지 못할 일!

    베드로와 야고보도 요한처럼 천명을 다하여 만년에 이르렀다면 질풍노도(疾風怒濤) 와 같이 살며 겪은 여러 체험 중에서도 ‘타볼 산에서의 체험’ 은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이었을 것이다.   번개가 번쩍 세상을 비출 때 희미하던 세상은 비로소 선명하게 자신을...
    Date2019.02.23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25
    Read More
  6. 반석같은 믿음

    예수님은 당신 주변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던 치유를 믿음의 결실로 보았다. 예수는 “내가 너를 살렸다(치유했다)” 고 말하지 않았을 뿐더러 심지어 “하느님이 너를 살렸다(치유하셨다)” 는 말도 하지 않고 다만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치유했다)” 고 한다. (...
    Date2019.02.22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19
    Read More
  7. 서품 32주년

    32년 전 오늘 서울 명상의 집에서 강우일 베드로 주교님에게 사제서품을 받았다. 강 주교님으로서는 당신이 주교로 서품된 후 처음 주관하신 사제서품식이었다.   1987년 2월은 당사자인 나는 물론이고 성가대나 전례를 비롯해 여러 행정적인 일까지 준비해야 ...
    Date2019.02.21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09
    Read More
  8. Life-Style

    노아에게 홍수후의 새로운 세상의 시작을 알렸던 비둘기는 종종 성령을 상징하는 메타퍼로 쓰인다. 세자요한에게 세례를 받은 예수가 물에서 올라 오실 때 하늘이 갈라지며 성령이 비둘기 모양으로 당신에게 내려오시는 것을 보았다. 그 때 하늘에서 “너는 내 ...
    Date2019.02.20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83
    Read More
  9. 예수신원의 비밀

    날씨 덕분에 물먹은 솜처럼 무거운 몸으로 우이령에 오르다. 오를때만해도 쌓인 눈은 그리 많지 않았으나 영의 정상에 서니 잿빛하늘이 보이며 눈보라가 치기 시작했다. 내려오는 길에 눈발이 굵어지더니 폭설이라도 내릴 기세다. 오랜 가뭄 끝이라 한편 반갑...
    Date2019.02.19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97
    Read More
  10. 자유인

    2019. 2. 18   몸도 마음도 차분히 글을 쓸 형편이 못되어 자주 빠지게 된다. 예수 고난회 홈페이지를 담당하던 형제가 복음사색이란 코너를 마련하여 글쓰기를 부탁한지도 벌써 3년이 지났다. 매일매일 써야 한다는 강박 없이 할 말이 있으면 쓰고 없으면 안 ...
    Date2019.02.18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95
    Read More
  11. 부고

    어제 남 교수님이 다녀가셨다. 남종삼 성인의 후손이라는 빛과 그림자를 모두 지고 사신분이다. 지금은 90세가 가까우니 이도 저도 다 내려놓은 상태이시리라. 사실 남 교수님보다 그 짐을 더 지며 살 수밖에 없었던 분은 일찍 작고하신 사모님 정 정원 로사 ...
    Date2019.02.14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36
    Read More
  12. 무아

    어제는 잠이 안와 아주 일어나 앉아 책을 보다가 밤을 새웠다. 이렇게 한 숨도 못잔 날은 어떻게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이 될까? 동명의 영화는 이런 방법을 제시한다. 일본의 선을 맛보여주는 듯.   “오감을 동원해 온몸으로 그 순간을 맛본다 여름에는 찌는...
    Date2019.02.12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11
    Read More
  13. 들쭉날쭉

    오늘 몇 달 동안 우리와 함께 생활하던 치차오가(중국인 지원자 신학생) 호주로 떠났다. 치차오를 보며 새삼 87년 루키(새내기) 신부로 미국 수도원을 방문할 때 할아버지 신부님들이 나를 쳐다보던 눈길을 더 이해하게 된다. 그래 나도 저렇게 하느님을 체험...
    Date2019.02.10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97
    Read More
  14. 바다 내음

    “제일 추운 때가 입춘인 건 옛사람들이 이제 곧 봄이 온다 생각하며 독한 겨울을 극복하려던 거겠지”   영화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 중 한 대사인 위의 말이 민망할 정도로, 절기(節氣)상 입춘(立春)은 커녕 정월 초하루인 오늘의 온화한 날씨는 ‘이제 곧 ...
    Date2019.02.05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28
    Read More
  15. 종교와 영성

      참으로 오랜만에 듣는 빗소리다. 오랜 가뭄 끝의 빗소리는 그야말로 ‘오감을 동원해 온 몸으로 그 순간을 통째로 느끼게 한다. 음과 음 사이의 침묵이 음악을 더욱 명징하게 부각시키듯, 빗소리는 침묵을 도드라지게 해 마침내 굉음이 되게 한다.   종교가 ...
    Date2019.02.04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96
    Read More
  16. 빵과 포도주

    새 해를 맞아 2019년이라 쓰기가 거북살스러웠는데 한 달이 훌쩍 가버렸다. 연중 3주일 월요일부터 우리는 마르코 복음을 읽고 있다. 복음사가는 특히 복음 전반의 중심적 비유인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중심으로 예수의 신원에 얽힌 비밀을 언급하며 독자...
    Date2019.02.01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05
    Read More
  17. 혁명

      루카 복음사가는 이사야를 인용하여 예수가 일생에 걸쳐 하신 일을 요약하여 제시한다.   “주님의 성령이 나에게 내리셨다. 주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으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셨다. 주께서 나를 보내시어 묶인 사람들에게는 해방을 알려 주고...
    Date2019.01.27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18
    Read More
  18.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 과 인고(忍苦)의 나날이 둘이 아닐 것 같다.

    어쩐 일인지 기운이 무척 달린다. 컴앞에 앉기도, 파편처럼 흩어진 생각들을 모을 마음의 힘도 없다. 이럴 때는 또 이리 살아내야겠지!   “오감을 동원해 온몸으로 그 순간을 맛본다. 여름에는 찌는 더위를 겨울에는 살을 에는 추위를, 매일이 좋은 날이란 그...
    Date2019.01.25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29
    Read More
  19. 영화: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

    보통 우리는 하느님의 현존에서 멀리 떨어져 헤매다 고향으로 다시 돌아가고자 애쓴다. 그렇게 잃어버린 낙원으로 다시 돌아가는 길은 단식 외에도 참 다양하다.   일본영화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 의 다도도 그런 여러 갈래의 길중 하나일 것이다. 그때그때...
    Date2019.01.21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232
    Read More
  20. Quantum leap-양자도약

    오늘 이사야서와 요한복음을 읽으며 “리스본행 야간열차”의 몇 대목이 떠오르다. 바빌로니아로 잡혀갔던 동포들의 귀환을 제2의 Exodus 로 여기며 대단히 화려하고 웅장한 귀환으로 묘사하던 제 2 이사야.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을 뿐더라 초라하기까지 하...
    Date2019.01.20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86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98 Next
/ 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