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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원 가브리엘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복음 사색

솔이

by 후박나무 posted Mar 24,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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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만나서 하루 후에 헤어졌는데, 마음 한구석이 허전한 게 솔이 모습이 꿈속에 본 듯 아득하다! 솔이랑 늘 함께 걷던 삽존리 수도원의 임도를 홀로 걸으며 지는 해를 바라보는 지금 마음이 시편 137편을 노래하던 이스라엘 사람들의 심정 같다.

 

“바빌론 기슭, 거기에 앉아 시온을 생각하며 눈물 흘렸다.

그 언덕 버드나무 가지 위에 우리의 수금 걸어놓고서.

우리를 잡아온 그 사람들이 그 곳에서 노래하라 청하였지만, 우리를 끌어온 그 사람들이 기뻐하라고 졸라대면서 "한 가락 시온 노래 불러라." 하였지만

우리 어찌 남의 나라 낯선 땅에서 야훼의 노래를 부르랴!

예루살렘아, 내가 너를 잊는다면, 내 오른손이 말라버릴 것이다. “

 

솔이는 보지 못하던 그간의 그리움과 아쉬운 마음을 5분여의 짧은 시간동안 온 몸으로 분출하여 해소했다. 길길이 뛰어 오르며 폭포처럼 쏱아내는 에너지에 내 코뼈가 부러질 뻔 했다. 사람도 솔이처럼 체면이나 주변의 시선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있다면 그렇게 짧은 시간에 쌓인 스트레스를 말끔히 씻어낼 수 있으련만, 사람사는 사회는 그리 단순치 못하다. 녀석이 아직도 자라는지 몸무게는 36키로가 되었고 기럭지도 더 길어진 듯.

 

솔이 녀석, 헤어질 때가 되자 그것을 직감하는지 애써 외면하며 딴청을 부리는 게 애처럽다. 이런 관계를 나타내는 말은 사랑이라는 말보다는 정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 것 같다.

 

영화 ‘일일시호일’의 원작가인 모리시타 노리코는 다도를 ‘작은 출가’라 하며 오감을 동원해 온몸으로 그 순간을 맛보는 것으로 해석한다. 여름에는 찌는 더위를 겨울에는 살을 에는 추위를, 헤어져야 하는 순간의 목매임과 허전함을 있는 그대로 느끼는 것이라고. 매일 매일이 좋은 날이란 그런 뜻이런가. 그렇다면 하느님의 안식인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 과 인고(忍苦)의 나날이 둘이 아닐 것 같다. 거친 광야에서 40년을 지내고 멀리 젖과 꿀이 흐른다는 가나안땅을 바라보기만 하고 느보산에서 숨을 거두며 모세는 자신의 일생을 어떻게 평가했을까? 신고의 나날이면서도 동시에 일일시호일 이었다고 긍정했을 것 같다. 그렇게 삶의 양면이 다 보일 때 우리는 회개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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