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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원 가브리엘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복음 사색

동굴무덤

by 후박나무 posted May 24,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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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교 가기 전부터 또 그 후 지금까지 성서에 대한 책을 참 많이도 읽었다. 아이러니하게 성서본문보다 성서에 대한 해설을 더 읽은 것이다. 그중 몇몇 석학의 저술은 나를 거인의 어깨에 앉게 해주어, 성서가 하느님의 말씀인 동시에 사람의 말임을 깨우치게 되었다.

 

오늘은 고난회 고유로 "무덤에서 부활하신 예수" 신심미사를 드렸다.  성서학의 주요한 목적중 하나는 현대인들이 당대의 의미 있고 통찰이 번쩍이는 혹은 유머와 위트가 풍성한 역사책이나 소설, 전기등 의 문학을 접하듯이 성서를 접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기위해서는 구전으로 전승되던 시기부터 계산하면 3000년, 가장 가깝다해도 2000년이라는 시공이 만들어낸 이질적인 세계관과 사고방식, 관습과 문화적 차이를 먼저 알아야 한다. 손자가 말하듯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라는 말이 있듯이, 성서학도 인간에 대한 이해와 자신이 그 안에서 잔뼈가 굵은 자기문화등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타당성과 설득력을 갖게 되는 것 같다.

 

신약성서에서 동굴무덤이라는 말이 많이 나오는데, 나는 예루살렘에 가서 직접 보기 전에는 무의식적으로 나에게 익숙한 산소라는 이미지를 떠올리며 읽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흙은 얕고 바로 그 밑은 석회암으로 된 지형인 예루살렘에는 자연적인 동굴이 많이 있다. 부자들은 인위적으로 석회암을 파서 동굴을 만들어 무덤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동굴 속으로 들어가면 평평한 땅에 성인이 누울 수 있는 길이로 4~50 센티를 파낸 자리가 서너 개 많게는 5개 정도 있다. 사람이 죽으면 거기에 눕히고 시간이 흘러 부식되면 뼈만 항아리에 담고 다른 사람을 위한 빈자리가 된다. 이런 동굴이 가족묘로 쓰였다. 예수가 묻힌 동굴은 한 번도 사용치 않았던 새 묘소였다고 성서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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