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주여, 이 작자들을 용서하소서"

by 후박나무 posted Aug 17, 2017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예전에는 수도원 방침이 교구신부들과 두루 알고 지내기 위해 당시 2개밖에 없던 서울과 광주의 신학대학과 대학원을 교대로 다니는 것이었다. 서울에서 학부를 마친 나는 광주 가톨릭 대학원을 다니며 광주교구와 부산교구 친구들을 사귀게 되었다. 그중 부산출신 한 친구는 자신이 코너에 몰리면 농반진반 이렇게 말하곤 했다. “주여, 이 작자들을 용서하소서. 이 자들은 자신이 무슨 짓을 하는지 모릅니다.”

 

루가복음서 23:34 예수께서는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그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

 

영화화되기도 한 이안 맥큐언의 소설 “Atonement, 속죄” 는 내 생각에 ‘유한한 인간이 무한한 죄를 지을 수 있음을, 그러나 그러고도 속죄나 대속을 통하여 불가능하게 보이는 용서를 받을 수 있음을 형상화하고 그 메커니즘을 잘 밝힌 수작’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이라든가 현실을 이나마 지탱하는 것은 일곱 번씩 일흔 번 이상 반복되는 용서일 것이다.  이런 용서가 가능하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르며 한다는 인간상황에 대한 전이해도 필요하다.

 


  1. ‘추고새마비(秋高塞馬肥)’

    키 큰 나뭇가지 사이로 파란하늘이 높아 보이고 수풀속의 쑥부쟁이는 고운 연보랏빛 꽃을 피웠다. 좋은 계절 가을을 ‘천고마비(天高馬肥)’ 라 하지만, 원래는 ‘추고새마비(秋高塞馬肥)’ 라는 두심언의 시에서 연유한 것으로 옛날 중국에서는 흉노(匈奴)족의 침...
    Date2017.08.26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62
    Read More
  2. 일류신

    지난 며칠 사나운 날씨탓인지 많이 힘들었다. 몸이 성치 않은 탓에 죽음을 자주 가까이 느낀다.   고통의 와중에 서 있노라면 고통은 사라지고 사는 것만 남을 뿐.   광풍에 휩쓸리고 찢기는 나뭇잎처럼, 곤경과 고통 앞에 산란해져 어찌할 수 없는 마음을 수...
    Date2017.08.25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65
    Read More
  3. ‘사무사(思無邪)’

    ‘사무사(思無邪)’는 『논어』 위정편(爲政編)에 나오는 유명한 문구로 ‘생각이 바르므로 사악함이 없다’는 뜻이다. 공자는 “『시경』 삼백 편을 한마디로 줄여 말하면 생각에 사특함이 없다”고 했다.   “보라,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저 ...
    Date2017.08.24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54
    Read More
  4. ASICS

    예전 한창 마라톤을 할 때 마라톤화 브랜드이기도 했던 asics는 그저 그런 구호였다. '건전한 정신은 건전한 신체에 깃든다(Anima Sana In Corpore Sano)‘. 그러던 말이 이젠 날이 갈수록 새록새록 뜻이 새겨진다.   하느님 나라에 관한 예수님의 비유는 전혀 ...
    Date2017.08.23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51
    Read More
  5. 영원의 색(色)

    장마가 끝나고도 거의 날마다 쏟아지던 비가 그치고 모처럼 파아란 하늘이 보이는 날이다. 몇 날이고 어두컴컴한 잿빛 하늘만 보다 구름사이의 틈으로 어쩌다 잠깐 보이는 파란 하늘빛은 얼마나 신비롭던가! 그 빛깔은 영원에 대한 그리움을 더하기에 부족함이...
    Date2017.08.22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53
    Read More
  6.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

    세자 요한의 제자 두 사람은 예수를 따라가다,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 라는 물음에 “라삐, 묵고 계시는 데가 어딘지 알고 싶습니다.” 고 했다. 부자 청년은 “영원한 생명”을 원했고.   수도회 입회 즈음 내가 바라던 것은 ‘하느님을 알고 싶다’ 이었다. 간단...
    Date2017.08.21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46
    Read More
  7.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한 여름의 8월도 하순에 접어들었다. 우리 회원들은 내일부터 목요일까지 모두 삽존리 수도원에 모여 공동휴가를 한다. 몸이 따라주지 않는 회원은 있는 곳에서 杜門卽深山! 독립적이면서도 소외되지 않는 내공, 중용이 필요하다.   자려고 누워도 잠이 오지 ...
    Date2017.08.20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88
    Read More
  8. 광탄

    몇 달 만에 광탄 종로천주교회 나사렛 묘역에 가다. 아버님의 선견지명으로 몸이 불편하지만, 차에서 내려 그야말로 몇 걸음만 걸으면 되기에 별 부담이 없다. 다만 전에는 호젓이 홀로 와 머물다 갈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것이 불가능해졌다. 생각보다 풀이 ...
    Date2017.08.19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47
    Read More
  9. 역사란 무엇인가?

    오늘 독서는 에드워드 핼릿 카(E. H. Carr, 1892~1982) 의 “역사란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정의에 잘 어울리는 텍스트다. 카는 역사가 지나간 일을 있는 그대로 밝히는 작업이 아니라 해석을 통해 과거의 사실을 편집하고 의미를 다시 부여하...
    Date2017.08.18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46
    Read More
  10. “주여, 이 작자들을 용서하소서"

    예전에는 수도원 방침이 교구신부들과 두루 알고 지내기 위해 당시 2개밖에 없던 서울과 광주의 신학대학과 대학원을 교대로 다니는 것이었다. 서울에서 학부를 마친 나는 광주 가톨릭 대학원을 다니며 광주교구와 부산교구 친구들을 사귀게 되었다. 그중 부산...
    Date2017.08.17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72
    Read More
  11. 열쇠구멍

    며칠사이 날씨가 변해 이젠 서늘하다 못해 한기가 느껴진다. 참 변화무쌍하다. 이러니 “빨리 빨리” 가 한국 사람의 별명이 되는 것도 이해가 간다.   산 날이 살날보다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앞날에 대한 생각보다 지난날을 회상하는 시간이 많아진다. 37년 전 ...
    Date2017.08.15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55
    Read More
  12. 서정주의 "자화상(自畵像)"

    엊그제는 1시, 어제는 3시에 깨더니, 오늘은 새벽 2시에 잠들다^^  오늘과 같은 복음을 읽었던 지난 8일 도미니꼬 축일부터 내 마음에도 바람이 분다. 역풍에 시달리는 제자들의 모습에 자연스레 미당 서정주의 “자화상” 이 겹친다. “스물 세해 동안 나를 키운...
    Date2017.08.13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72
    Read More
  13. 'a cool breeze in summer'

    어제는 무려 밤 한시에 잠에서 깨어 어쩔 수 없이 밤을 새게 되었다. 오늘은 준수하게 새벽 3시까지 잘 수 있었다. 고마운 일이다. 복음을 읽고 대조되는 상황을 노래한 우멘의 시를 생각하다.   Ten thousand flowers in spring, the moon in autumn   by Wu ...
    Date2017.08.12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65
    Read More
  14. News

    Chiara 성녀 축일이다. 1시에 깨다. 겪는 일을 언제나 최상의 것으로 여기고 감사하기가 지난(至難)하다. 몇 일전에 끝낸 소설 “News of the World”를 다시 읽다.   주인공격인 Captain Jefferson Kyle Kidd 는 요즘으로 말하자면 News를 전하는 아나운서나 앵...
    Date2017.08.11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53
    Read More
  15. 선택

    땅에 떨어진 밀알은 자신의 선택에 따라서가 아니라 프로그램된대로 온도와 습기등 조건만 맞으면 싹을 틔우고 자라기 시작한다. 우리 안에 잠재된 생명은 다른 선택을 할 수 없다. 하지만 그렇게 시작된 생명이어도 사람의 삶은 어느 시점에서부턴가는 스스로...
    Date2017.08.10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34
    Read More
  16. 욥과 가나안 부인

    2차 바티칸 공의회의 [사목헌장]은 기쁨과 희망(Gaudium et spes) 이란 유명한 단어로 시작하지만 곧이어 슬픔과 고뇌, 특히 가난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의 슬픔과 고뇌를 언급한다. 오죽하면 삶을 고해라 하겠는가! 오늘 복음도 마귀가 든 딸로 인해 노심초사...
    Date2017.08.09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65
    Read More
  17. 복음사색

    복음에서 예수님이 병자들을 고쳐주셨다는 대목만 눈에 들어온다. 현재의 몸으로는 복음사색을 정기적으로 이어나갈 수 없을 것 같다. 
    Date2017.08.07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59
    Read More
  18. 영감 - 로얄젤리

    로열 젤리에 대한 숙고를 더 하다 보니, 사람에게 로열 젤리는 “고독” 보다는 “영감”(inspiration)에 더 가까울 것 같다. 영감이 없는 삶은 지루하고 의미 없는 반복이 되며 궁극에는 지리멸렬해진다.   매슬로우의 언어로 영감이 절정체험이라면, 그것을 가능...
    Date2017.08.05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58
    Read More
  19. 고독 - 로얄 젤리

      “저 사람이 어디서 저런 지혜와 기적의 힘을 얻었을까?.... 저 사람은 목수의 아들이 아닌가? 그의 어머니는 마리아라고 하지 않나?,,,,그런데 저 사람이 어디서 저 모든 것을 얻었지?”   꿀벌의 애벌레가 꽃가루를 먹느냐 아니면 로열 젤리를 먹느냐에 따라...
    Date2017.08.04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49
    Read More
  20. '오래된 미래'

    87년 대표로 선출되어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성. 십자가 관구총회 참석 후 3달간 미국 전역의 고난회 수도원을 방문하며 ‘오래된 미래’를 미리 보게 되었다.   청운의 꿈을 품고 예수를 따라 나섰던 젊은이들이 이젠 기력이 쇠한 노인이 되어, 뒤를 따르는 후배...
    Date2017.08.02 Category복음 사색 By후박나무 Views136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86 Next
/ 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