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폭설을 뚫고 형제들이 거의 다 모였다. 아침 미사후 지금 한창 눈을 치우고 있다. 오랜만에 절간 같은 적막감대신 북적이는 분위기도 반갑다. 나는 회기에 빠지고 지난주에 이어 오늘 다시 검사를 위해 성모병원에 간다.
정신지체아 자녀를 둔 어머니들의 결혼생활에 대한 소회 중 특히 인상적인 글이 있었다. “지금의 결혼생활이 무의미하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하와이 호놀룰루행 비행기를 탄줄 알았는데 내려 보니 알라스카의 앵커리지인 상황과 흡사하다.”
이제까지의 수도생활과는 전혀 다른 국면에 들어선 지금 의미 있게 다가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