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日是好日

2019.10.29 10:10

요한 23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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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코너의 타이틀로 정한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 은 물론 선사(禪師) 운문이 제자들에게 15일 이후 즉 보름달 이후 마음의 상태가 어떠하냐고 물은 뒤 아무도 대답을 못하므로 스스로 답한 선문답(禪問答) 이다. 만월인 보름달은 온전한 깨달음을 뜻하므로, 깨닫고 나니 집착이 엷어져 하루하루가 다 좋은 날이지 라는 의미다.

 

그러나 나에게 일일시호일은 운문보다는 요한 23세를 먼저 떠오르게 한다. 요한 23세가 82세 되던 해, 그러니까 교황으로서 재임했던 6년 중 5년째 해이자 돌아가시기 1년 전인 성탄절에 교황님은 자신의 저널에 “이 해를 넘길 수 있을까? 어느 날이고 다 태어나기 딱 좋은 날이고, 어느 날이고 딱 죽기 좋은 날이다.” 고 쓰셨다. 이것은 하느님의 말씀을 당신생애로 소화시켜 육화된 말씀으로 보인다. 고린토2서 6:2 하느님께서는, "너에게 자비를 베풀 만한 때에 네 말을 들어주었고 너를 구원해야 할 날에 너를 도와주었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지금이 바로 그 자비의 때이며 오늘이 바로 구원의 날입니다

 

요한 23세는 죽기 전날 눈물을 흘리는 친구들을 향해 마니피깟(성모 마리아 찬가)를 불러달라고 하면서 <힘을 내! 지금은 눈물 흘릴 때가 아니야. 지금은 기뻐하고 찬미할 순간이야.>라고 하였다 한다.

 

그러면서 옆 자리의 의사를 위로했다고 한다.

<박사님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여행 가방은 벌써 꾸려 놓았습니다. 떠날 순간이 오면 머뭇거리고 싶지 않습니다.>

나는 몇 년째 지금도 여행 가방을 꾸리고 있다.....^^

 

날씨가 따뜻하여 푸르죽죽하던 우이령의 산색(山色)이 며칠 기온이 떨어지자 완연히 변했다. 설직이 추조람경에서 生涯在鏡中(생애재경중) 한 평생을 거울이 말해주듯, 추워지는 날씨는 바야흐로 자기가 누구인지 드러나게 한다.

 

歲寒然後 知松柏之後凋(세한연후 지송백지후조)

날이 추워진 후에야 비로소 소나무와 잣나무가 늦게 시듦을 안다.

어려움을 겪어봐야 허와 실이 드러난다는…….

 

콜롬비아 대학 시절 토마스 머튼은 새로운 글쓰기를 시도했었다. 그는 살아가며 체험하는 삶의 모든 면을 내포하는 자서전을 쓰려했다. 물론 그 결실중 하나가 ‘칠층산’ 이다. 3년이 조금 넘도록 썼던 복음사색과는 좀 다르게 그날 그날의 전례력에 따른 복음에 매이지 않고, 세상과 인생자체 즉 일상에서 만나는 하느님의 말씀이라는 조금 더 폭넓은 관점으로 매일 일기를 쓰듯 저널을 쓰려한다. 어떤 면에서 모든 문학작품들은 저자의 자서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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