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日是好日

2020.08.13 20:03

California drea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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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WaPy1JBlxcI

 

나의 발병으로 근 일 년이 넘게 한국에 나와 계시던 큰누님이 다음 주 목요일 시애틀로 돌아가신다. 그동안 미국에는 한번만 다녀오셨다. 가신다고 하니 허전하다. 우리 형제들은 생각해보면 정이 없는 건 아닌데 표현하는걸, 남사스럽게 여겨 그런지 몇 년 만에 만나도 “왔어!” 하는 게 전부다!

 

샌 프란시스코에서는 머리에 꽃을 꽂으라며 방문하기엔 여름이 좋은 계절이란 노랫말처럼 서품 받고 3 달쯤 후인 87년 6월 3일에 처음 미국의 L. A에 첫발을 디뎠다. 그때에는 디트로이트 총회에 가는 길이라 L. A에서 사끄라멘토 행 비행기로 갈아타고 사끄라멘토의 Christ King Retreat Center로 가, 미국에서의 첫날밤을 지냈다. 몇 년 전 한국 순교자관구의 관구장으로 마 신부님의 장례미사를 집전한곳도 캘리포니아의 주도인 사끄라멘토의 피정 집에서다. 지금은 이름도 기억 못하는 한 신부님이 일부러 시간을 내어 샌. 프란시스코를 안내해 주셨다. 사끄라멘토에서 샌. 프란시스코까지는 자동차로 거의 4시간 거리다.

 

2001년 1월3일 안식년을 맞아 샌. 프란시스코로 가다. 서울에는 폭설이 내렸고 비행기가 뜰 수 있을까 염려하며 인천공항으로 갔다. 서울은 폭설에 강추위였지만 샌. 프란시스코에 도착하니 그곳은 목련이 피고 있었다. 안식년의 첫 6개월은 샌. 프란시스코 위 오클랜드의 버클리 근처에 있는 도미니칸 수도원에서 숙식을 하며 안식년 프로그램을 했다. 사목신학을 주로하며 안식년 프로그램답게 충분히 쉬면서 돌아보고 내다보는 시간을 가졌다. 금문교 건너 산기슭에서 바라보던 일몰이 그립다. 버클리 베이도…….Half moon 베이를 남하하던 돌고래 가족들도…….

 

https://youtu.be/N-aK6JnyFmk

 

나뭇잎들이 갈색으로 변하고 하늘빛은 온통 회색이던 어느 겨울날 산책을 나갔다. 이런 날 L. A 에 있다면 따뜻하고 마음도 편안 할 텐데…….노랫말에 나오는 것처럼 노숙자만이 아니라 나이가 좀 들어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은 캘리포니아의 날씨를 아쉬워한다. 장마가 거의 보름정도 계속되며 연일 비가 오니 몸이 말이 아니다. 일본에서 유행했던 카드뮴 중독증인 이따이이따이 병 증상과 같이 종일 온몸이 아프다. 그렇다고 뭐 듣기 좋은 소리라고 계속 아프다 할 수도 없고!

 

그동안 읽었던 구약성서의 텍스트중 엘리야의 이야기가 마음에 남는다. 예레미야나 이사야, 에제키엘등의 예언자와는 달리 엘리야는 그의 생애가 저무는 만년에 새 임무를 맡는다. 야훼의 예언자는 엘리야 자기 하나가 아님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사람 사는 세상으로 돌아가 후계자를 세우는 거말이다. 엘리야가 동굴 어귀로 나와 하느님의 가녀린 목소리를 듣는 장면의 묘사는 나에게 모세의 소명사화를 떠오르게 한다. 모세도 엘리야도 가만히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자기신원이나 정체성이 통합되어 있지 않고 이율배반적이고 모순되기까지 하다.

 

모세는 히브리 노예의 아들이면서 이집트의 지배세력인 로얄 훼밀리의 일원이기도 하다. 그의 이 모순된 정체성은 결국 모세를 광야로 추방케 한다. 엘리야도 자기혼자만이 야훼의 진정한 예언자라는 자기 확신에 차 있는 듯 하지만 이사벨이 두려워 한 목숨 건지러 도망치다가 스스로 자신에게 실망하는 모순된 존재다. “야훼여, 저는 제 조상들보다 하나도 나을게 없는 자입니다. 제 목숨을 거두어 주십시오! 내면에 품은 문제랄까 의문이 클수록 그것이 풀릴 때의 희열도 강렬하다.

 

“악에 강한 자 선에도 강하다”

“죄가 많은 곳에는 은총도 풍성하게 내렸다”(로마 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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