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차지고 몸이 경직되면서 장차 다가올 수 있는 일들에 마음이 간다. 지금 이렇듯 힘들면서도 몸을 쓰려 애쓰는 것은 가능한 한 남의 손을 덜 타려 하기 때문이 아닌가? 자신의 몸을 스스로 어쩌지 못해 부득이 남의 손에 맡겨야만 하는 시간이 올지라도 최대한 그런 시간을 좀 더 뒤로 미루려는 몸짓이 아니던가.
악착같이 자신의 자유를 움켜쥐고 놓치 않으려는 모습도 그리 보기에 편하진 않지만, 너무 쉽게 모든 것을 달관하고 포기하듯 수용하는 모습도 탐탁지 않다. 본인을 포함하여 주변사람들을 편안케 하는 고정된 태도란 있을 수 없고 매번 개개인은 자신의 상황에 맞추어 걸맞은 자세를 창조해 내야 하리라.
두보가 자신의 시에 대한 태도를 “말이 사람을 놀라게 하지 않으면 죽어도 쉬지 않겠다(語不驚人死不休)” 라 했다는데 노년을 맞는 마음가짐으로도 알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