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령의 날을 맞아 올해도 2일부터 연령들을 위한 9일 기도 Novena 를 시작하다. 모든 것이 얼어붙는 본격적인 겨울인 12월 바로 전달인 11월을 체로키 인디언들은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은 아닌 달” 이라 했단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생노병사(生老病死)라는 피할 수 없는 인연에 따라 생자필멸(生者必滅)이라든가 회자정리(會者定離)등 살아생전 가졌던 의미있는 관계가 모조리 사라지는 듯 하여도 그 이면에는 사라지지 않는 영원함이 있음을 감지한 표현이다.
오랫동안 가물더니 한차례 가을비가 내린후 갑자기 초겨울이 되었다. 아직 나뮷잎들은 제 색깔을 다 준비치 못했는데 겨울이 닥치니 허둥지둥 변색하느라 바쁜둣 하다. 머지않아 명상의 집을 둘러싼 북한산과 도봉산도 만산홍엽(滿山紅葉)으로 변하겠지!
방에 걸린 액자를 본다. 김정희의 세한도 복사본이다. 이 계절에 어울리는 글과 그림이다.
歲寒然後 知松柏之後凋(세한연후 지송백지후조)
날이 추워진후에야 비로서 소나무와 잣나무가 늦게 시듦을 안다.
글의 분위기가 어째 이백의 獨坐敬亭山 [독좌경정산] 을 연상시킨다.
衆鳥高飛盡 [중조고비진] 뭇 새는 높이 날아 다 사라지고
孤雲獨去閑 [고운독거한] 외로운 구름만 한가히 떠가네.
相看兩不厭 [상간양불염] 바라보아도 피차가 싫지 않음은
只有敬亭山 [지유경정산] 오로지 경정산 뿐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