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2019.04.16 07:22

성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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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게 아니고 더불어 살아가자면 그 관계 안에는 배신과 배반으로 상처받고 상실로 인해 아파할 수밖에 없겠지만, 결국은 ‘사람만이 희망이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는 속담은 믿지 않는 사람보다 믿는 사람에게 배신과 배반의 큰 상처를 받는 것처럼 예수님 역시도 바로 당신과 함께 3년을 함께 동고동락했던 제자들의 배신과 배반을 알고 있었기에 <예수님께서는 마음이 산란하셨습니다.>(Jn13,21) 얼마나 예수님의 마음이 산란했으면 마음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표정과 표현에 칼끝이 선 것처럼 드러내놓고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팔아넘길 것이다.>고 하셨을까 상상하면 괜스레 제 마음 또한 덩달아 산란해집니다. 허나 예수님께서 산란하신 까닭은 당신 자신 때문이 아니라 제자들의 나약함 때문이며, 그 나약함이 배신과 배반, 도망침 이후 그가 그리고 그들이 겪을 후회와 절망을 알기 때문이며, 이는 단지 제자들만이 아니라 우리를 향한 예수님의 연민이며 사랑에서 기인합니다.

 

그런 예수님의 애타는 마음과는 달리 제자들은 어리둥절하여 서로 바라보면서 <주님, 그가 누구입니까?>(13,25)라는 질문에는 <저는 아니겠지요?>(Mr14,19)라는 자기체면의 주문을 내포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알 수 없는 사람의 저 간사하고 나약한 마음을. 이에 대해 예수님은 담백하게 받아들이시는 마음으로 <내가 빵을 적셔서 주는 자가 바로 그 사람이다.>(13,26)고 밝히십니다. 어차피 일어날 일이며, 유다를 도구삼아 사탄은 미뤄놓았던 그 죽음의 잔을 마시게 하리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기에 그에 대한 원망보다도 안타까운 연민의 마음으로 가득 차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유다에게 <네가 하려는 일을 어서 하여라.>고 그에게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그 때는 밤이었다.>는 표현에서 그 밤은 어둠의 시간이며, 죽음의 어두운 안개가 점차 도처에 내려앉은 시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어둠이 짙어가며 갈수록 유다의 인간적인 고뇌와 혼돈은 점점 더 깊어갈 것입니다. 그러기에 유다는 빵을 받았지만 축복한 빵도 먹지 않았고 축복의 잔도 마시지 않았음은 그가 생명으로 나아가지 못했으며 나아갈 수 없었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주님은 잃을 사람은 잃겠지만 나약한 제자들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십니다. 왜냐하면 절대적인 희망은 오직 하느님이시지만, 하느님의 희망은 오직 사람의 협력을 통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주님, 제 입은 당신 구원의 행적을 이야기 하리이다.>(시71,15)

 

 

* 지난 5년 전, 베트남에서 살다가 한국으로 돌아온 지 2주일도 채 되지 않은 성주간과 부활회합 중에 들려 온 충격적인 세월호 침몰 소식! 오늘은 아직도 아물지 않고 끝나지 않은 세월호 침몰 5주년입니다. 하늘로 날아간 희생자들을 기억합니다. 살아남은 유족들과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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