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2019.05.04 06:54

부활 제2주간 토요일

조회 수 14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제가 다녀 온 곳 중에서 아름다우면서도 사람과 함께 공존하고 공생하는 호수하면 기억에 남는 곳은, 페루와 볼리비아 국경에 접하고 있는 티티카카 호수, 캄보디아의 톤레삽 호수 그리고 미얀마의 인레 호수 등입니다. 이토록 아름답고 낭만적인 호수 같지만, 성경에 나오는 호수는 삶의 양면적인 죽음과 생명을 동시에 아우르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을 부활의 시선에서 보자면, 부활은 죽음과도 같은 바다를 건너 저편 땅으로 나아가는 여정과 같다고 묘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마치 죽음과 생명이 함께 공존하는 호수를 항해하고 있으며, 그러기에 우리네 인생은 끊임없이 죽음과도 같은 상황을 수시로 직면하면서 호수를 거슬러 생명의 땅으로 나아가는 형국입니다.

불교에서도 이를 <인생은 苦海와 같다.>고 하잖아요. 예기치 않은 순간에 불어오는 거센 바람과 휘몰아쳐오는 거친 파도에 휩싸여서 우리는 조금씩 건너 편 생명의 땅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생명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희망과 갈망이 없다면 그 여정은 죽음보다 더 고통스러운 여정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늘 복음의 제자들은 예수님과 함께 하지 않고, 그들만 호수 건너편 카파르나움으로 배를 타고 떠납니다. 이 모습은 우리가 지금 함께 함께 타고 가는 배란 곧 교회를 상징함을 즉각적으로 느끼실 것입니다. 이렇게 교회는 지금 어두운 가운데 <도달해야 할 빛과 생명과 사랑이 넘치는 하느님 나라>로 항해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 때에 큰 바람이 불어 호수에 물결이 높게 일었지만.>(Jn6,18) 예수님은 아니 계셨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어 배에 가까이 오시는 것을 보고 제자들은 두려워하였다.>(6,19)고 묘사하지만, 마테오 복음에서는 <겁에 질려 ‘유령이다!’하며 두려워 소리를 질렀다.>(Mt13,26)고 보다 더 직접적으로 제자들의 반응을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상상이 가잖아요. 밤중에 그것도 거센 바람과 거친 파도를 헤치고 물 위를 걸어오신 분이 설마 예수님이라고 어찌 믿을 수 있었겠냐고요.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안심시키시며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6,20)고 말씀하십니다. 그렇습니다. <사랑에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완전한 사랑은 두려움을 쫓아냅니다.>(1요4,18) 부활하신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발현하시어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고 말씀하셨기에 제자들은 두려움 없는 사랑으로 참된 평화와 위안을 충만히 만끽하였습니다. 이는 부활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고 말씀하신 주님 안에서 충만한 평화와 평안을 누리며 살아야 합니다.
 
그러자 <제자들은 예수님을 배 안으로 모셔 들이려고 하는데, 배는 어느새 그들이 가려던 곳에 가 닿았다.>(6,21)는 말씀처럼 우리네 인생 항해에서도 예수님의 <현존과 부재>로 인해 때론 위안을 때론 위험을 겪을 수 있지만 마침내 여행의 목적지에 도달하리라는 것을 암시합니다. 부재 가운데서도 당신의 성사적인 현존을 통해 우리와 함께 계심을 믿고 살다보면, 우리는 예수님께서 약속하신

<내 말을 듣고 또 나를 보내신 분을 믿는 이는 영원한 생명을 얻습니다.>(5,24)라는 말씀이 이루어짐을 보게 될 것이라고 암시하고 있습니다.

 

  1. 부활 제4주간 목요일

    Date2019.05.16 By언제나 Views165
    Read More
  2. 부활 제4주간 수요일

    Date2019.05.15 By언제나 Views145
    Read More
  3. 부활 제4주간 화요일, 성 마티아 사도축일

    Date2019.05.14 By언제나 Views160
    Read More
  4. 부활 제4주간 월요일

    Date2019.05.13 By언제나 Views154
    Read More
  5. 부활 제4주일

    Date2019.05.12 By언제나 Views175
    Read More
  6. 부활 제3주간 토요일

    Date2019.05.11 By언제나 Views160
    Read More
  7. 부활 제3주간 금요일

    Date2019.05.10 By언제나 Views177
    Read More
  8. 부활 제3주간 목요일

    Date2019.05.09 By언제나 Views163
    Read More
  9. 부활 제3주간 수요일

    Date2019.05.08 By언제나 Views135
    Read More
  10. 부활 제3주간 화요일

    Date2019.05.07 By언제나 Views152
    Read More
  11. 부활 제3주간 월요일

    Date2019.05.06 By언제나 Views147
    Read More
  12. 부활 제3주일

    Date2019.05.05 By언제나 Views147
    Read More
  13. 부활 제2주간 토요일

    Date2019.05.04 By언제나 Views142
    Read More
  14. 부활 제2주간 금요일, 성 필립보와 야고보 사도축일

    Date2019.05.03 By언제나 Views149
    Read More
  15. 부활 제2주간 목요일, 성 아타나시오 주교학자 기념

    Date2019.05.02 By언제나 Views131
    Read More
  16. 부활 제2주간 수요일

    Date2019.05.01 By언제나 Views144
    Read More
  17. 부활 제2주간 화요일

    Date2019.04.30 By언제나 Views143
    Read More
  18. 부활 제2주간 월요일, 시에나의 성녀 카타리나 동정학자 기념

    Date2019.04.29 By언제나 Views163
    Read More
  19. 부활 제2주일, 하느님의 자비 주일

    Date2019.04.28 By언제나 Views174
    Read More
  20. 부활 팔일 축제 토요일

    Date2019.04.27 By언제나 Views153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Next
/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