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2019.05.25 02:33

부활 제5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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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답이다.>는 사실을 살다보면 많이 느낍니다. 그 때는 주님께서 <왜 부르셨고, 그것이 하느님의 뜻이다.>는 사실을 잘 몰랐지만 시간이 흐르고 난 뒤에야 알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수님 자신이 동시대의 사람들의 <반대 받은 표적>이었던 것처럼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거든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하였다는 것을 알아라.>(15,18)고 말씀하신 까닭은 당신이 떠난 다음 제자들이 겪을 일을 염려해서 용기와 격려하기 위함입니다. 세상에서 당신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이 세상으로부터 미움을 당하고 박해를 받은 까닭이란 <너희가 세상에 속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았기 때문에 미워하는 것이다.>(15,19)고 명백히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고별기도에서 이렇게 기도하십니다. <아버지, 제가 세상에 속하지 않은 것처럼 이들도 세상에 속하지 않습니다.>(17,14) 이처럼 우리는 스스로 주님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우리를 세상에서 뽑은> 사람들입니다. 세상에 살면서도 세상에서 뽑혀 하느님께 속한 사람들인 우리들은 세상에 속한 사람들과 같으면서도 다릅니다. 우리 자신이 그들 보다 우월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세상에 대한 다른 시선 곧, 삶의 목적과 가치 그리고 삶의 태도와 행동 양식이 다르다는 뜻입니다. 세상과 다른 존재 태도를 가지고 살아야 하고 다른 가치관과 다른 삶의 형태를 취하고 살아야 할 이유는 내 뜻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를 뽑아주시고 선택하신 하느님의 뜻을 살기 위해서입니다. 여기에서부터 우리들의 삶에 어려움이 시작된다고 보여 집니다.

 

제자들은 이미 예수님 때문에 세상의 미움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복음은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거든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하였다.>(15,18)고 언급하면서 스승이신 예수님께서 미움을 받았기에, 제자들 역시 스승에게 속해 있기 때문에 세상이 제자들을 미워할 수밖에 없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만약에 제자들이 예수님의 계명을 어기고, 그래서 그 사랑 안에 머물지 않는다면, 즉 나무에서 잘려나간 가지처럼 세상의 가지들과 어울려 지낸다면 세상의 환대와 사랑을 받을 것이지만, 제자들이 세상으로부터 미움을 받고 있다는 자체가 아직도 스승 안에 머물러 있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15,19참조)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다.>(13,16)고 <내가 너희에게 한 말을 기억하여라.>(15,20)고 환기시킨 이유는 설혹 미움과 박해를 받는다 해도 <이것을 알고 그대로 실천하면 너희는 행복하다.>(13,17)는 사실을 일깨워 주시기 위함입니다. 이는 세상이 주는 미움과 박해 가운데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은 <친구와 친구>의 관계보다 때론 <주인과 종>의 관계에 있다고 복음은 말하고 있습니다. 종은 결코 주인이 받는 것 이상은 받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비티니아로 가서 복음을 전하려 했지만 성령께서 허락하지 않으셨기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이처럼 우리네 인생살이에서도 이런 경우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그러나 주님은 한 쪽 문을 막고 닫으며 새로운 문을 열어 주십니다. 다만 다른 쪽 문으로 들어가기 전까지 어두운 통로를 지나가야 하는 어려움도 있지만 이 거리가, 이 시간이 바로 자신의 뜻을 내려놓고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환시(=성령의 이끄심) 가운데 <마케도니아로 건너와 저희를 도와주십시오.>(사16,9)라는 소리를 듣고 가던 길을 변경해서 마케도니아 새로운 선교여행을 떠난 것은 <하느님께서 자신을 부르신 것이라고 확신하였기 때문>(16,10)입니다.

<온 세상아 환호하여라. 우리는 그분의 백성, 그분 목장의 양 떼라네.>(시100,3)


* 오늘은 광주 일곡동 명상의 집 <토요 100단 묵주기도회 200차>를 기념하는 날입니다. 지난 4년 동안 매주 토요일 마다, 제가 처음 2016.4월 시작했던 이 기도회를 이어받아 수고해온 전진 도미니코신부와 묵주기도회 봉사자들 그리고 함께 기도해 온 많은 교우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 기도회는 성지순례 인솔중인 도미니코 신부를 대신해서 제가 주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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