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조회 수 13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지금까지 너희는 내 이름으로 아무것도 청하지 않았다.>(Jn16,24) 이 말씀은 당신이 오시기 전까지, 당신께서 이 땅을 사시면서 아버지의 이름으로 말씀하시고 일하시기 전까지 사람들은 당신이 누구이신지 알지 못했기에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아버지께> 아무것도 청할 수도 없었던 것입니다. 허나 <너희가 나를 사랑하고 또 내가 아버지 하느님에게서 나왔다는 것을 믿었기 때문>(16.27)에 이젠 <너희는 내 이름으로 청할 것이다.>(16,26)고 말씀하십니다.

 

흔히 <사람은 자기 생긴 대로 산다.>는 말처럼 우리의 기도의 태도는 어떤 면에서 사람들과의 관계의 태도처럼 예수님과 관계, 기도의 관계에서도 확연히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저는 타인에게 부담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이 심해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하는 기도를 거의 드려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저의 성향 때문에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그 보다는 제가 필요한 것을, 가야할 길을, 살아야 할 삶을 주님께서 미리 아시어 이끌어 주셨고 지켜주시고 채워 주셨기에 청함의 기도보다는 단지 주님의 사랑에 의탁하고 주님의 자비하신 손에 저를 내어맡기는 감사의 기도와 특히 주님께서 저를 사랑하시도록 시간을 봉헌하는 기도가 주축이었습니다.

 

물론 주님께서 <청하여라, 받을 것이다.>(16,24)는 말씀은 이미 우리가 청하기도 전에 주님께서 우리의 필요를 아시지만 사랑이신 당신께 간절히 청하는 그 자체가 바로 아버지에 대한 사랑의 고백이며 사랑의 의탁입니다. 만일 지금 청한다면 그것은 예수님께서 <나는 아버지에게서 나와 세상에 왔다가, 다시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 간다.>(16,28)고 말씀하셨던 예수님의 그 길은 저에게는 아직 끝나지 않은 길이기에 그 길을 끝까지 걸어갈 수 있도록 지켜주시기를 청할 뿐입니다. 제 삶이 마침 하는 그 날까지, 그 길에 도착하는 순간까지 지금처럼 당신의 아들로, 제게 주어진 삶의 자리에서 충실히 살아갈 수 있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합니다.> 이 기도는 이미 이루어졌다고 믿고 충만한 기쁨을 누릴 수 있기만을 바랍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심을 오늘 복음의 <나는 아버지에게서 나와 세상에 왔다가, 다시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 간다.>(16,28)고 하신 말씀에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오셨다 되돌아가신 그 길은 바로 우리가 걸어야 할 길이며, 이 길에서 진리이신 예수님과 함께 사노라면 우리는 어제의 어둠에서 빛으로, 거짓에서 참된 자신을 만나게 되고 그 때 모든 억매임에서 벗어나 삶의 온전한 자유를 체험하게 되며, 체험하게 되면 될수록 우리의 삶은 생명으로 넘치고 넘쳐 마침내 생명이시며 사랑이신 하느님 아버지와 예수님과 그리고 성령의 사랑 안에서, 기도 안에서 하나가 될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온 존재로 청해야 할 기도입니다.

 

이런 기도가 선행될 때 우리 모두는 아폴로처럼, 프리스킬라와 아퀼라처럼 예수님 중심의 삶을 살 수 있으며, 예수님을 통해 주어진 <새로운 길, 하느님의 길>을 다른 사람들도 함께 걷도록 이끌어 들일 것입니다. 프리스킬라와 아퀼라의 인도로 <성령의 세례>를 받고 참된 <하느님의 길>로 아폴로를 이끌어 들인 것처럼 말입니다. 생각과 출신은 다르지만 <예수님을 중심>에 둔 삶이 그들 모두를 끈끈하게 연결해 주었던 것입니다. <청하여라. 받을 것이다.>(Jn16,24)


  1. 부활 제7주간 금요일

    Date2019.06.07 By언제나 Views150
    Read More
  2. 부활 제7주간 목요일

    Date2019.06.06 By언제나 Views137
    Read More
  3. 성 보니파시오 주교 순교 기념

    Date2019.06.05 By언제나 Views144
    Read More
  4. 부활 제7주간 화요일

    Date2019.06.04 By언제나 Views152
    Read More
  5. 성 갈로로 르왕가와 동료 순교자 기념일

    Date2019.06.03 By언제나 Views131
    Read More
  6. 예수승천대축일

    Date2019.06.02 By언제나 Views165
    Read More
  7. 성 유스티노 순교자 기념일

    Date2019.06.01 By언제나 Views134
    Read More
  8.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

    Date2019.05.31 By언제나 Views232
    Read More
  9. 부활 제6주간 목요일

    Date2019.05.30 By언제나 Views142
    Read More
  10. 부활 제6주간 수요일

    Date2019.05.29 By언제나 Views135
    Read More
  11. 부활 제6주간 화요일

    Date2019.05.28 By언제나 Views143
    Read More
  12. 부활 제6주간 월요일

    Date2019.05.27 By언제나 Views132
    Read More
  13. 부활 제6주일

    Date2019.05.25 By언제나 Views138
    Read More
  14. 부활 제5주간 토요일

    Date2019.05.25 By언제나 Views164
    Read More
  15. 부활 제5주간 금요일

    Date2019.05.24 By언제나 Views135
    Read More
  16. 부활 제5주간 목요일

    Date2019.05.23 By언제나 Views163
    Read More
  17. 부활 제5주간 수요일

    Date2019.05.22 By언제나 Views140
    Read More
  18. 부활 제5주간 화요일

    Date2019.05.21 By언제나 Views146
    Read More
  19. 부활 제5주간 월요일

    Date2019.05.20 By언제나 Views157
    Read More
  20. 부활 제5주일

    Date2019.05.19 By언제나 Views146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Next
/ 35